"지도자 경험 없다"고 외면당했던 박주호, 안정환과 함께 한 '감독 시뮬' 발굴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너는 지도자를 안해봤잖아" 박주호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이 신임 대표팀 사령탑 회의 당시 한 축구협회 관계자에게 들었던 한 마디였다.
축구협회의 허술한 행정을 폭로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박주호 전 위원은 지난 20일 SNS를 통해 'FC세븐일레븐 with K리그X산리오 캐릭터즈 팝업스토어에 참여한 현장 사진을 게시하며 근황을 알렸다.
박 전 위원은 해당 자리에서 "주변에서 많은 지지와 응원을 해주셔서 힘을 얻고 그 부분을 잊지 않고 계속 노력하고 한국축구 발전에 힘쓰려고 한다. 여러 생각보다는 간단하게 이 안에서 있었던 5개월 간 이야기를 전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간단한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또 "정상적이고 공정하고 모든 면에서 괜찮았다면 이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스템의 공정성, 투명함, 체계성 여러 부분이 붕괴하고 정확하지 못했기에 복잡한 상황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소신 발언을 남겼다.
지난 13일,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사령탑으로 공식 선임됐다. 이 충격파는 대단히 거셌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자리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후 5개월 가량 비어있었다. 5월 안에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겠다던 축구협회는 7월이 되어서야 홍명보 감독을 프로팀에서 빼돌려 새로운 사령탑으로 세우며 큰 비난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박 전 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캡틴 파추호'를 통해 축구협회 내분의 비상식, 폐쇄적인 행정처리 등을 폭로했다.
유럽에서 활약했던 그는 외인 감독 물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제시 마시 현 캐나다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여러 뛰어난 외인 감독을 협회에 추천했다. 하지만 타 위원들은 회의 시작 전부터 국내 감독을 선호하는 분위기를 주도했다고. 특히 익명의 어느 위원이 박 전 위원을 향해 "넌 지도자를 안 해봤잖아"며 무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팬들의 분노를 부르기도 했다.
박주호 전 위원은 현재 tvN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지도자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6월 1일, 안정환의 유튜브 채널 '안정환 19'에 업로드 된 박 전 위원의 '감독 시뮬레이션' 영상이 최근 재발굴됐다.
박 전 위원은 해당 영상에 전 한국 축구대표팀 출신 안정환과 함께 출연했다. 박 전 위원은 감독이 됐다는 가정 하에 K리그 역대 베스트 11과 국가대표팀 역대 베스트 11을 꼽아 라인업을 선보이고 본인의 전술 스타일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K리그 베스트 11에 이운재, 홍정호, 조용형, 이영표, 염기훈, 김남일, 이용, 고종수, 고요한, 구자철, 이근호, 이동국을 선정한 박 전 위원은 "이영표-염기훈은 서로 강점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이근호는 이용의 공간 패스를 받아 순간적으로 뒷공간을 노릴 수 있다"며 라인업 구성을 설명했다.
또 박 전 위원이 선정한 국가대표팀 베스트 11에는 김승규, 유상철, 홍명보 현 대표팀 감독, 기성용, 이청용, 박주영, 안정환, 박지성, 김민재, 손흥민, 차범근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박 전 위원은 이에 대해 "수비진(유상철, 홍명보, 기성용, 김민재)은 전진 능력이 좋고 유기적인 스위칭 플레이가 가능하고, 손흥민의 측면 공격력을 활용할 수 있어 선정했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은 이에 더불어 "상대의 빈 공간을 노릴 수 있고, 혼자도 해결이 가능한 사람으로 구성했다"고 구성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국가대표라면 한 가지 포지션만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라인업을 살펴본 안정환은 "한 명 빼고는 축구지능이 다 높다"며 "누구라곤 말 안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이 올라온 것은 한 달이 훨씬 넘었으나 공교롭게도 팬들의 발길이 이어진지는 2주가 채 되지 않았다. 이 영상에 모인 팬들은 대부분 박주호를 응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안정환은 지난 18일 같은 채널을 통해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에도 본프레레 감독을 자르고 자기가 감독 자리에 앉으려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고 폭로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 안정환 19 채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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