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류 ‘우물 안 정치’ 보여주는 여야 全大[포럼]

2024. 7. 2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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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라델피아 유세 중 울린 총성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여론은 요동쳤고 위스콘신에서의 공화당 전당대회와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은 마치 트럼프의 대관식 같았다.

뜬금없이 웬 미국 대통령 선거 얘기냐고? 트럼프의 당선은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지도부 선출에 나선 정당과 후보들 중 단 한 사람도 트럼프 리스크의 대응 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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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미국 필라델피아 유세 중 울린 총성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여론은 요동쳤고 위스콘신에서의 공화당 전당대회와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은 마치 트럼프의 대관식 같았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사퇴 압박으로 코너에 몰리던 중 코로나19 재확진으로 선거운동 일정을 취소하더니 21일에는 성명을 통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 사퇴를 하기에 이르렀다.

뜬금없이 웬 미국 대통령 선거 얘기냐고? 트럼프의 당선은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지도부 선출에 나선 정당과 후보들 중 단 한 사람도 트럼프 리스크의 대응 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한국 정치가 길을 잃은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을 전격 방문해 북한 유고 시 사실상 자동 개입 조항을 포함한 동맹협약을 맺어도 국회를 포함해 어느 정당도 그 부당함을 성토하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한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쪽은 ‘먹사니즘’ 타령에 90%를 넘는 압도적 지지로 민주 정당인지 조선노동당인지 알 수 없을 정도의 1인 정당이 됐다. 그 ‘먹사니즘’의 실체가 지금 먹고살기 위해 다음 세대에게 감당 못 할 빚더미를 물려주겠다는 것인데도 누구도 이를 지적하지 않는다. 다른 쪽은 총선 패배의 책임론과 ‘읽씹’(읽고 무시) 논쟁, 그리고 패스트트랙 공소 취하 요청 논란으로 쑥대밭이 됐다. 도대체 그들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 있기에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 정세에 그리도 무감각한가.

제 이름을 단 조국혁신당은 대표 경선에 조국 의원이 단일 후보로 나섰고, 99.9%의 찬성률을 보였다니 진정한 ‘남조선 노동당’임을 자인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선출된 대표의 일성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얘기뿐이니 국제정치의 위기가 닥쳐도 윤석열 몰아내기 외에는 관심이 없다. 하긴 그런 정당을 지지한 국민도 있으니 그들만 나무랄 일도 아니다.

트럼프는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작은 장사꾼이다. 재선되면 가장 먼저 전쟁 종식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분할, 러시아로의 편입을 강요할 것이다. 러시아의 위협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고 영토를 잃은 우크라이나도 그냥 있지 않겠지만, 트럼프는 개의치 않는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순 없다는 계산을 하기 때문이다. 이 셈법은 북한과의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다. 동맹보다 이익이 앞서면 미국의 이익은 지키겠지만, 대한민국의 국익은 결코 지킬 수 없다.

경제는 어떤가. 트럼프는 벌써 대만의 TSMC에 왜 돈을 주느냐고 따지고 있다. 그의 취임으로 칩스법에 기반을 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뿌리부터 흔들릴 것이다. 당연히 삼성을 비롯한 반도체와 배터리 기업에 지원하겠다는 약속은 휴지 조각이 될 것이고, 이를 믿고 막대한 투자를 계획한 우리 기업들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전당대회에 나선 당권 주자들은 우리가 직면할 이런 문제들에 대한 대응의 기본 방향과 해법을 제시했어야 했다. “정치는 4류” 비판이 나온 게 29년 전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퇴행한 듯하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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