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리셋’… 사상 첫 ‘흑인여성 vs 백인남성’ 대결 가나

민병기 기자 2024. 7. 2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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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등 107일 남은 대선 구도도 급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등 정통성을 바탕으로 대선 후보 도전을 공식화한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하원 흑인 의원 모임 및 히스패닉 의원 모임, 하원 내 우군 및 상원 의원 등과 접촉하고 지지를 호소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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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사퇴… 해리스, 대체후보 1순위
흑인여성 첫 대선후보 유력
클린턴 등 지지선언 이어져
자메이카-인도 부모 사이 출생
당선땐 첫 여성이자 아시아계
존재감 약해… 경쟁력엔 물음표
바이든 다음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022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1일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를 선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직후 “당 대선 후보가 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등 107일 남은 대선 구도도 급변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후보가 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겠다고 밝히며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등 민주당 내에서도 지지 선언이 이어지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설 만한 경쟁력을 갖췄는지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해리스 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 것에 대해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면서 “당 대선 후보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시키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어젠다를 물리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등 정통성을 바탕으로 대선 후보 도전을 공식화한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하원 흑인 의원 모임 및 히스패닉 의원 모임, 하원 내 우군 및 상원 의원 등과 접촉하고 지지를 호소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후 몇 시간 만에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대통령 후보 지명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해 대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고 썼다. 바이든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에 이어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 선언도 이어졌다. 민주당 히스패닉계 의원연합과 연방의원 내 흑인 의원 모임인 ‘콩그랜셔널 블랙 코커스’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했다.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흑인이자 아시아계로 분류되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그는 최초 아시아계 대통령 후보가 되며,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흑인으로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대선 후보 자리에 오르는 데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부통령 재직 시 이렇다 할 정치적 존재감과 업적을 보여주지 못한 데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는 만큼 차라리 경선을 통해 새로운 대선 후보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특히 임기 초반 해리스 부통령은 정치력 부재를 드러내며 각종 정책에서도 헛발질을 한 게 적지 않다는 게 당 안팎의 판단이다. 지난 19일 CBS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1%인 데 반해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48%로 3%포인트 뒤졌다. 또 에머슨대 조사에서는 경합주인 애리조나(6%포인트 차), 네바다(10%포인트 차), 펜실베이니아(7%포인트 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모두 큰 격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해리스 부통령이 본선에 나설 경우 흑인·히스패닉계 등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우려하는 무당층의 전략적 선택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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