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쇼크에 급해진 中… 5개월만 기준금리 전격 인하

베이징=이윤정 특파원 2024. 7. 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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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민은행, LPR 0.1%포인트씩 인하
환율 위험 있지만 성장 둔화세 차단 시급
은행 지준율 인하 등 추가 조치 가능성
’LPR 가늠자’ MLF서 7일물 역레포로

중국이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확대돼 환율 불안이 커질 수 있지만, 그보다는 2분기 경제성장률 쇼크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것을 빠르게 차단해야 한다는 시급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도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통화정책 도구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추가 조치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7월 대출우대금리(LPR)의 1년물·5년물을 각각 연 3.35%, 3.85%로 0.1%포인트씩 인하한다고 22일 밝혔다. 인민은행이 LPR을 인하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당시 인민은행은 LPR 5년물만 연 4.2%에서 3.95%로 내린 바 있다. LPR 1년물은 지난해 8월 연 3.55%에서 3.40%로 인하한 이후 12개월 만에 하향 조정됐다.

LPR은 20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 금리 평균치다. 인민은행이 LPR을 공시하면 모든 금융회사가 대출에 참조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1년 만기 LPR은 신용·기업대출 등 일반 단기대출 상품의 금리에 영향을 준다. 5년 만기 LPR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

중국 인민은행./바이두 캡처

이전까지 인민은행은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시장의 목소리에도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위안화 안정을 위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인하하기 전 중국이 나서면 금리차가 확대되고, 이 경우 위안화에 대한 평가절하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 기준금리가 주요국 대비 낮은 편인 만큼 저금리로 인한 시중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져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이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경제성장률 쇼크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5.1%)에 못 미친 것은 물론, 지난해 1분기(4.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소비가 흔들리면서 수출 호황 효과가 상쇄됐고, 이는 정책 입안자들이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압력을 가했다”라고 했다. 실제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는 6월 들어 17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상반기 누적 GDP 성장률은 5.0%로 1분기(5.3%) 깜짝 성장분을 일부 반납하게 됐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5% 안팎) 달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되자, 통화정책 수단을 동원해 경기 침체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것이다. 실제 2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된 날 시작돼 18일 막을 내린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는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예고됐다. 한원슈 중앙재정판공실 부주임은 3중전회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은 유연하고 적절하며, 정확하고 효과적이어야 한다”라며 “유동성을 합리적이고 풍부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기준금리에 이어 또 다른 유동성 확대 조치가 나올지 주목된다.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가 대표적이다.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예금 중 중앙은행에 맡기는 비율을 뜻한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시중에 자금이 풀리면서 유동성이 공급되는 효과를 낸다.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3월 “현재 우리나라의 은행업 지준율은 평균 7%로, 추가 인하할 공간(여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2월 지준율을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는데, 같은 달 LPR 5년물도 함께 내렸다. 지준율은 그 이후로 5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 LPR 가늠자, MLF 금리서 7일물 역레포 금리로

한편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중국의 정책금리간 위상 변화도 드러났다. 이전까지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LPR 향방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꼽혔다. MLF 금리가 결정되고, 일주일가량 뒤 그에 맞춰 LPR이 결정되는 식이다. 하지만 지난 15일 인민은행은 1년물 MLF 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는 “지난해부터 LPR이 MLF와 분리되고 있다”라고 했다.

MLF 금리의 ‘기준금리 가늠자’ 자리는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가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인민은행은 LPR 인하 직전7일물 역레포 금리를 종전보다 0.1%포인트 낮은 연 1.7%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판 총재는 지난달 “향후 중앙은행의 특정 단기 금리를 주요 정책금리로 사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 계면신문은 “7일 역레포 금리 등 단기 정책금리 관리에 집중하고, MLF의 지위를 축소하겠다는 뜻”이라며 “(LPR이) 반드시 MLF 금리와 연결될 필요는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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