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꿈의 항공기' 787-10 1호기 뜬다···25일 日 나리타행 투입

2027년까지 총 20대 787-10 항공기 운용
높은 연료 효율·탄소 배출량 등 친환경성 갖춰
확 달라진 기내 인테리어···승객 편의성 높여
벤쿠버·미주 서부·유럽 등 노선에 투입 계획

대한항공이 이달 25일부터 차세대 항공기인 보잉 787-10을 투입한다고 22일 밝혔다. 사진 제공=대한항공

[서울경제]

대한항공이 차세대 기단의 한 축인 보잉 787-10을 도입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달 25일부터 인천발 일본 도쿄 나리타행 노선에 1호기를 투입한 뒤 2027년까지 총 20대의 항공기를 운용할 계획이다.

‘드림라이너’로 불리는 787-10 기종은 현존하는 보잉 항공기 중 가장 진보한 모델로 높은 연료 효율과 적은 탄소 배출량을 갖춰 친환경 항공기로 주목받고 있다.

787-10의 동체 길이는 68.3m로 보잉 787-9 대비 5m 가량 늘어났다. 이에 따라 787-9보다 승객과 화물을 15% 더 수송할 수 있다. 다만 최대 운항 거리는 1만 1175㎞로 787-9 대비 1400㎞ 정도 짧다. 동체가 길어지며 장착 좌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787-9은 장거리 노선에 적합하고 787-10은 여객 수요가 많은 중·장거리 노선에 활용할 수 있다.

기존 항공기 동체를 만들 때 사용하던 알루미늄 합금 대신 탄소복합소재를 적용해 무게는 줄이고 내구성은 높였다. 그 결과 기존 동급 항공기보다 좌석당 연료 소모율과 탄소 배출량은 각각 20% 이상 개선됐다.

대한항공 787-10은 프레스티지클래스 36석, 이코노미클래스 289석 등 총 325석으로 구성됐다. 사진 제공=대한항공

787-10 좌석은 프레스티지클래스 36석, 이코노미클래스 289석 등 총 325석으로 구성됐다. 최초로 선보인 ‘프레스티지 스위트 2.0’은 조각보 패턴 등 한국 전통의 무늬를 살려 디자인하고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조선시대 백자에서 영감을 받은 크림 컬러, 놋그릇을 연상케하는 금빛으로 우아한 실내 분위기를 더했다. 푸른빛이 도는 차콜색과 블랙 컬러를 활용해 안정감도 느껴진다.

승객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있는 디자인은 가장 큰 강점이다. 사실상 독립된 공간으로 이뤄져 있으며 좌석 위쪽은 개방해 답답하지 않게 했다. 좌석 등받이를 180도 눕혀 침대처럼 활용할 수 있다. 좌석 시트 길이는 기존보다 길어진 78인치(약 198㎝)이며 좌석 간 간격은 46인치, 좌석 너비는 21인치로 넉넉한 공간을 갖췄다.

팔걸이 옆 개인용 공간을 확장해 편의성도 높였다. 컵을 놓을 수 있는 테이블과 개인 물품 보관함, 휴대전화 무선 충전기, 220·110V 겸용 콘센트, 두 개의 고속 USB-C 포트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코노미클래스는 대한항공 뉴 이코노미 좌석을 3-3-3 배열로 적용했다. 좌석 등받이는 최대 120도까지 젖힐 수 있다. 다양한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머리 받침대로 편의성을 높였다. 좌석 간 거리는 32인치, 시트 너비는 17.2인치다.

더 커지고 높은 해상도의 모니터는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승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전망이다. 프레스티지클래스 모니터는 다른 기종의 일등석에 버금가는 24인치이며 블루투스 오디오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코노미클래스는 타 기종보다 약 2인치 늘어난 13인치 모니터를 설치했다. 프레스티지클래스와 이코노미클래스 모니터 모두 4K 해상도를 지원한다.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도 제공한다.

787-10의 이코노미클래스 자솩은 3-3-3 배열이며 좌석 등받이를 최대 120도까지 젖힐 수 있다. 사진 제공=대한항공

787-10에는 대한항공이 직접 제작한 동체 부품이 적용됐다. 해당 부품은 항공기 꼬리 부분에 장착하는 후방 동체 ‘애프터 바디’와 날개 끝 장치인 ‘레이키드 윙 팁’, 좌우 날개 아래 구조물인 ‘플랩 서포트 페어링’이다. 레이키드 윙 팁은 와류를 방지하기 위해 공기 역학 성능을 대폭 향상했다. 이들 부품은 모두 부산에 위치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에서 제작한다. 대한항공은 2006년부터 보잉의 국제공동개발파트너로 787 항공기 제작과 설계에 참여해왔다.

787-10은 기존 항공기보다 기내 기압이 비교적 높다. 고강도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 소재로 동체를 제작해 기체 내외의 기압차를 견딜 수 있어서다. 기존 항공기의 순항 중 기내 기압이 고도 8000피트 이하 수준인 반면 787-10은 고도 6000피트 이하 수준이다. 이는 한라산 정상(고도 6388피트)보다 지상에 가까운 기압인 만큼 승객들이 더욱 편안한 비행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기 동체에 사용된 탄소복합소재는 부식 우려가 적고 습기에 강해 객실 내 습도도 한층 더 쾌적하게 조성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787-10을 핵심 수요 노선에 투입해 전략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국제선 단거리 노선에 투입해 안정화 작업을 거친 뒤 캐나다 밴쿠버 노선에 활용한다. 밴쿠버는 캐나다 서부에 위치한 관문 도시로 한국과 캐나다간 여행 수요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의 환승 수요도 많다. 향후 대한항공은 미주 서부와 유럽 등 수요가 견조한 노선에 787-10을 투입할 방침이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