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후보 전격 사퇴...美 대선 격랑 속으로
바이든, 해리스 부통령 지지 표명
“트럼프 이겨야 할 때”당원에 당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불과 107일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TV 토론 참패 이후 사퇴 압박을 받아 온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리턴 매치가 불발되고, 미 대선 레이스는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관련기사 2·3·4·5·6·14·27면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오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내 의도였으나 (후보에서)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며 “내 결정에 대해 이번 주 후반에 더 구체적으로 국민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별도의 글을 통해 “2020년 대선 후보로 내가 내린 첫 결정은 카멀라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한 것이며 그것은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라면서 “오늘 나는 카멀라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되는 것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원 여러분, 이제는 우리가 힘을 합쳐 트럼프를 이겨야 할 때”라며 “해봅시다”라고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는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토론 이후 24일 만에 이뤄졌다.
당시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말을 더듬고 발언 중간에 맥락과 관계 없는 말을 하면서 81세 고령에 따른 건강 및 인지력 논란이 불거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진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30여 명의 상·하원 의원들이 잇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총기 피격을 계기로 대세론을 타고,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려 휴식기를 가지면서 당내 지지가 급속도로 떨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 압박에도 완주 의지를 고수했으나 당에 영향력이 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까지 등을 돌리면서 결국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CNBC는 펠로시 전 의장이 사퇴 전날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TV 토론 참패의 여파와 그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공적에 어떤 타격을 주고 있는지 이야기했다고 21일 보도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발표 후 “그의 비전, 가치, 그리고 리더십의 유산은 그를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대통령 중 한 명으로 만든다”며 “항상 미국의 약속을 믿고, 사람들에게 그들의 성취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랑과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에 따라 민주당은 대선 후보를 다시 선출해야 한다. 민주당은 다음 달 19~22일 전당대회를 개최하기 전에 다음 달 초 온라인으로 미리 후보 선출을 진행할 예정이나 일정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대타 후보로는 해리스 부통령(59)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56),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52),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59),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51) 등이 거론돼 왔다.
이 중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기존 대선 선거 자금 및 조직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지한 데 이어 짐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부대표 등 다수의 의원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등이 잇따라 지지를 표명한 점도 해리스 부통령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엑스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영광”이라며 “대통령 후보가 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자신했다.
한국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에도 한미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22일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내 지지는 초당적”이라며 “우리 정부는 한미 글로벌 포괄 전략 동맹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미측과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타국의 국내 정치 관련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자 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김현경·서정은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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