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높은 가격·브랜드 이미지 하락 '2중고'
하이브리드 차량 기준 경쟁차종과 가격차 100만~200만원 수준
중국차 '택갈이'·손가락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 타격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르노코리아의 야심작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랑 콜레오스'의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소비자 예상보다 높은 가격, 중국차 택갈이·홍보 영상 손가락 논란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릴 것이란 우려다. 르노코리아 측은 경쟁 차종 대비 풍부한 기본 옵션을 탑재해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해명과 함께 브랜드 이미지 저하를 막는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의 신차 콜레오스 가격은 최저 3495만원에서 4352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솔린 터보 2WD 기준 트림별로 △테크노 3495만원 △아이코닉 3860만원 △에스프리 알핀 3995만원이다.
가솔린 터보 4WD는 에스프리 알핀 단일 트림으로 가격은 4345만원부터이며 E-테크(Tech) 하이브리드 모델은 친환경차 인증 완료 후 세제 혜택을 적용해 각각 △테크노 3777만원 △아이코닉 4152만원 △에스프리 알핀 4352만원으로 책정됐다.
문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대표 SUV '싼타페'와 '쏘렌토'와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데 있다. 싼타페와 쏘렌토의 2.5 가솔린 터보 모델 시작 가격은 각각 3546만원, 3506만원이다. 콜레오스 가솔린 터보 2WD와 비교하면 싼타페 가격보다 다소 저렴하고 쏘렌토와는 유사하다.
소비자들이 가장 기대했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시작 가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콜레오스 E-테크(Tech) 하이브리드 시작 가격은 3777만원이며, 쏘렌토와 싼타페 하이브리드 시작 가격은 각각 3786만원, 3888만원이다.
당초 자동차업계에서는 르노코리아가 경쟁 차종보다 300만~400만원 가까이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현대차와 기아가 장악한 국내 시장에서 상품경쟁력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해야 점유율을 빼앗아 올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 가격을 경쟁 차종 대비 100만~200만원 저렴한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해 현대차·기아와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이 가운데 그랑 콜레오스는 KG 모빌리티의 경쟁차종 '액티언'과 비교해도 사전예약 대수가 절반 가까이 낮은 성적표를 거두었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그랑 콜레오스의 사전예약 대수는 약 8000대 수준으로 집계됐지만, KG 모빌리티의 '액티언'은 사전예약 첫날에만 1만6000대를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현대차 싼타페의 경우 지난해 호불호가 갈리는 외관 논란에도 불구하고 첫날 5만4000대의 사전예약 대수를 기록하며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됐고, 기아 쏘렌토 역시 하루 만에 1만7000대를 기록했다.
브랜드 이미지 하락 역시 판매 흥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중국의 지리자동차와 볼보에 적용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됐다는 이유로 출시 전부터 '택갈이' 논란이 일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사실상 중국 자동차업체의 설계가 적용된 '싸구려 중국차'에 르노 브랜드 로고만 달아서 출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사내 홍보영상에서 르노코리아 여직원이 남성 혐오를 뜻하는 손가락 모양을 영상에 지속 노출한 '손가락 논란'까지 터지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한 상태다.
지난달 29일 르노코리아가 공식 유튜브 채널 '르노 인사이드'에 올린 그랑 콜레오' 홍보 영상에서 한 여성 매니저가 신차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잠시 엄지와 검지손가락을 'ㄷ' 모양을 한 장면과 관련해 일부 소비자들이 "남성 신체 부위를 조롱할 때 쓰는 손동작"이라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르노코리아 측은 사과문을 게재하고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이 직접 "회사는 사안의 심각성과 영향력을 직시하고 있으며 논란 직후 문제 영상을 삭제하고 원인 파악을 위해 전문가와 함께 조사를 진행했으며 인사위원회를 열어 사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부정 여론이 여전히 들끓고 있는 실정이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을 기본 모델부터 대거 장착해 경쟁차종 대비 가격이 비싸지 않다고 해명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그랑 콜레오스는 동급 경쟁 모델의 엔트리 트림과 비교 시 후방 교차 충돌 경보·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360도 3D 어라운드뷰, 파워테일게이트, 3 zone 독립 풀 오토 에어컨 등 더 많은 첨단 주행 보조장치와 안전 편의 기능을 기본 사양으로 제공한다"면서 "이를 종합해서 봐주시면 저희가 상품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낮아진 브랜드 이미지와 높은 가격을 수정해야 그랑 콜레오스의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 진단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코리아의 브랜드 이미지 하락 문제가 터진 가운데 가격이라도 더 저렴하게 책정하면 '르노가 그래도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면서 "추가 프로모션 등을 통해 경쟁차종 대비 300만~4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을 책정한다면 판매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의 싼타페나 기아 쏘렌토는 중형 SUV 시장에서 매니아층도 두텁고 세대를 거듭해 가며 완성도가 매우 높아졌기 때문에, 르노코리아가 이를 극복하려면 가성비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100만~200만원 저렴한 수준으로는 소비자들이 이동하긴 어렵기에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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