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美 최초 아시아계 女 대통령 도전장 내민 카멀라 해리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통령 선거를 107일 앞두고 대선 후보 사퇴를 밝힌 가운데, 가장 유력한 차기 후보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사퇴를 발표하면서 “해리스가 민주당 후보가 되는 것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고자 한다”라고 했고,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돼 승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자 첫 아시아계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이미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의 최초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자 여성 부통령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는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州) 시카고에서 열린다.
◇ 흑인·아시아계·여성, 소외감 컸던 유년 시절
해리스 부통령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브라만(인도 신분제인 카스트 제도 최고 계급) 가문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스탠퍼드대학 경제학 교수였고 어머니는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버클리)에서 암을 연구한 과학자였다. 그의 이름 ‘카멀라’는 ‘연꽃’이라는 의미가 담긴 인도 산스크리트어에서 따왔다.
7살 때 부모가 이혼하고 여동생과 함께 어머니 손에 자란 해리스 부통령은 12살 때는 어머니를 따라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로 이주해 그곳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어머니는 그곳에서 대학 강사이자 병원 연구원으로 일했는데, 해당 지역이 백인이 대부분인 데다가 프랑스어를 쓰는 지역이라 해리스 부통령은 소수인종으로서 겪는 소외감이 컸다고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밝혀 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백인 위주의 커뮤니티에서 벗어나 흑인 대학에 진학하길 원했고, 흑인 명문대학인 워싱턴DC의 하워드대에 입학해 정치학·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흑인 혼혈 혈통을 지녔다는 점에서 종종 ‘여자 오바마’로 불리기도 한다. 이후 캘리포니아대 로스쿨을 거쳐 1990년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 카운티에서 검사로 일하며 법조계 생활을 시작했다. 39세였던 2004년에는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에 올랐고, 2011년에는 46세의 나이로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으로 선출됐다. 6년간 주 법무장관을 역임한 해리스 부통령은 2017년에는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도전해 선출되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다.
◇ 트럼프는 밴스, 해리스 러닝메이트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부통령 후보로 누구를 선택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로써는 앤디 배쉬어 켄터키 주지사,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조지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의 3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앤디 배쉬어 켄터키 주지사는 현재 46세로 민주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지사 중 한 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안으로도 거론됐던 인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밴스 의원으로의 표 이탈을 막아줄 적임자로 꼽힌다. 밴스 의원은 켄터키에서 나고 자라 켄터키 표 확보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스위크는 “배쉬어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고 젊은 주지사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공화당 성향이 강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지난 2016년과 2020년 주지사로 당선된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67)도 떠오르는 인물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쿠퍼 주지사가 부통령으로 합류할 경우 민주당은 2008년 대선 이후 처음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조지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51)에게 대한 기대감도 올라가고 있다. 2022년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로 당선되며 샤피로는 민주당의 ‘떠오르는 스타’가 됐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그가 격전지에서 해리스에게 표를 가져다줄 잠재력이 있는 정치인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으로선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캘리포니아를 대표하기 때문에 경합주 출신 상원의원이나 주지사 등 정치인을 러닝메이트로 지목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 트럼프 이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된다고 하더라도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CNN이 지난 2일 대선 TV토론 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45%의 지지를 받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47%)을 박빙으로 따라붙는 것으로 나타났다. NYT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경우 캠페인 관리부터 러닝메이트 선정까지 많은 의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의 후보 사퇴 발표 이후 CNN에 “해리스가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날카로운 언변과 소수 인종·여성으로 미국의 비주류 사회에 어필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부통령 재임 기간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한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1월 “익명의 민주당 의원 십여 명은 해리스 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만한 힘과 카리스마, 정치적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그의 과거 행적도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그의 정계 진출을 도왔던 윌리 브라운(90)과의 관계는 해리스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당시에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브라운은 캘리포니아 주(州)의회 의장을 17년간 역임하고 샌프란시스코의 첫 흑인 시장을 지내는 등 캘리포니아 정가를 쥐락펴락하던 흑인 정치인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서른 살 연상의 브라운을 1년 정도 만나며 정계 입문에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샌프란시스코 위클리는 “해리스와의 과거 염문을 언급만 해도, 해리스의 어깨는 긴장되고 눈은 좁아진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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