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패 한화,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다음 상대는 하필 삼성
한화는 지난 21일 대전 KIA전에서 1위 팀을 상대로 선전했다. 경기 내내 끌려가다가 6회말 김인환의 3점 홈런을 앞세워 7-5로 경기를 뒤집었다. 8회까지 2점 차로 앞섰고, 9회초 마무리 주현상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전까지 39경기 11세이브 평균자책 1.77을 기록한, 올해 불펜 중 가장 믿음직한 투수다.
그러나 주현상은 김도영과 최원준에게 각각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더니 1사 후 최형우에게 스리런포를 얻어맞았다. 한화의 9회말 공격은 소득 없이 끝났다. 7-8로 패한 한화는 이번 시즌 최다 7연패의 늪에 빠졌다. 같은 날 SSG를 꺾은 키움과 공동 9위가 됐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한화다.
한화는 후반기 11경기에서 7연패 포함 2승9패로 고전하고 있다. 이 중 4번의 역전패를 당했다. 한화로선 후반기 첫 시리즈였던 키움과 고척 3연전 결과가 특히 아쉽다. 한화는 지난 9일 키움과 고척 1차전에서 7회까지 3-2로 앞서가다가 8회 3점을 내줘 3-5로 패했다.
11일 3차전에선 4-3으로 앞선 7회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접전 끝에 11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무릎을 꿇었다. 그 뒤로 NC, LG, KIA 등 까다로운 상대를 연이어 만나 패전이 쌓였다. 후반기 한화는 타율(0.269)이나 평균자책(4.62)에선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가장 큰 약점은 득점력이다.
득점권 타율이 0.228로 리그 최하위다. 대타 성공률도 0.188에 그친다. 특히 요나단 페라자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올해 KBO리그에 데뷔한 페라자는 5월까지 54경기 타율 0.324, 15홈런, 42타점, OPS 1.021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5월31일 대구 삼성전을 기점으로 공격력이 크게 줄었다.
당시 페라자는 외야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혀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그 여파로 퓨처스(2군)팀에 내려가는 등 한동안 1군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지난달 23일 1군에 복귀한 뒤론 예전 같은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페라자는 후반기 11경기 타율 0.209, OPS 0.626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은 0.143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한화는 23일부터 리그 3위 삼성을 대전으로 불러 3연전을 치른다. 연패 탈출이 시급한 한화로선 ‘하필 삼성’이란 말이 절로 나올법하다. 한화는 올해 삼성과 9번 겨뤄 2승7패로 열세였다. 한화와 반대로 삼성은 새 외국인 타자 루벤 카데나스가 합류한 뒤 연승을 타며 팀 분위기도 좋다. 여러모로 힘든 시점에 어려운 상대를 만났다.
결국 투·타 주축 선수들이 제 몫을 하길 기대해야 한다. 지난 창원 원정에서 NC를 상대로 아쉬운 투구를 했던 하이메 바리아, 류현진의 호투와 페라자, 노시환 등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중심 타선의 반등이 필요하다. 올해 한화에 남은 경기는 51경기, 일단 연패부터 끊어야 그다음이 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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