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바이든의 정치 인생 50년, 최연소 상원의원에서 최고령 대통령까지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정치권에 발을 디딘 조 바이든은 재선 가능성과 직무 수행 적합성에 대한 우려에 굴복해 최고령 대통령으로 재선 출마를 포기했다.”(워싱턴포스트)
조 바이든(81)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사퇴한다고 21일(현지 시각) 전격 발표하면서 그의 50년이 넘는 정치 인생이 끝을 맞이한 데 대해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렇게 평가했다. 바이든은 1972년, 29세의 나이에 연방 상원 의원에 당선된 이후 반세기 넘게 워싱턴 정계에서 미국 현대 정치사는 물론 개인적인 비극을 헤쳐 나간 인물이다. 그러나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은 인지력 저하 논란에 직면했고, 지난달 27일 TV토론 이후 25일 만에 결국 “내가 물러나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민주당과 미국에 가장 이롭다고 믿는다”며 대선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바이든은 1942년 11월 20일 펜실페이니아주에서 자동차 영업사원인 아버지, 전업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4남매 중 첫째로 태어났다. 본인 스스로 넉넉하지 않은 집안 환경(Humble Beginnings)에서 시작했다고 표현하는, 이른바 ‘흙수저’ 출신이다. 델라웨어대에서 역사학과 정치학을 복수 전공했고 이후 시러큐스대 로스쿨에 진학해 졸업한 뒤 변호사가 됐다.
바이든은 변호사로 활동하다 1970년 델라웨어주 뉴캐슬 카운티 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들였다. 1972년에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해 공화당 현역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미 역사상 5번째로 젊은 나이에 당선된 것으로 미국 설립 초기를 제외하면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는 최연소 기록이다. 이후 내리 6선을 기록하며 36년간 상원 의원으로 활동했다.
바이든은 상원의원일 때 아웃사이더 이미지를 유지했다. 이는 개인적인 비극과도 연관이 있다. 바이든은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교통사고로 아내 닐리아 헌터와 당시 13개월이던 나오미 헌터를 잃었다. 당시 차에 함께 타고 있던 장남 보 바이든과 차남 헌터 바이든은 골절상을 입었다. 이후 바이든은 델라웨어주 월밍턴에 있는 자택에서 워싱턴까지 매일 출퇴근했다.
바이든이 처음 대통령에 도전한 것은 1987년이었다. 다만, 그해 9월 중도 포기했다. 이후 2008년 민주당 동료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과 함께 대선 경선을 치렀다. 그러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후 경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예비선거 토론에서의 강력한 성과와 긴 상원 기록은 오바마에게 인상을 남겼고, 오바마는 바이든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
바이든은 이후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냈다. 바이든은 오바마의 2012년 재선 캠페인 기간 중 동성 결혼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고, 오바마케어로 흔히 알려진 건강보험 개혁법의 통과를 도왔다. 또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다른 침략 행위를 저질렀을 때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관계를 주도했다.
오바마 행정부 기간 바이든은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견지하면서도 종종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은 오사마 빈 라덴을 죽인 군사 작전을 승인하지 말라고 오바마에게 조언한 공무원 그룹 중 한 명이었고, 백악관 상황실에서 미국군이 빈 라덴의 위치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든은 대통령에 도전한 지 3번 만인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누르고 미국의 46대 대통령이 됐다. 바이든은 자신을 새로운 세대의 민주당 지도자들에게 다리를 놓아주는 사람이라고 묘사했고, 더 많은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는 캘리포니아의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데서 분명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당선으로 해리스는 미국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흑인 부통령이 됐다. 바이든은 또한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을 대법원에 임명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하지만 대통령 임기 내내 바이든은 대통령으로서의 능력에 대한 의문에 직면했다. 최고령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며 트럼프와의 재대결에서 또다시 승리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첫 TV토론 이후 고령 논란은 재점화했고, 트럼프가 13일 암살 시도를 당하면서 대세론을 굳히면서 결국 바이든은 정치 인생을 마무리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터뷰] 와이브레인 “전자약 병용요법 시대 온다… 치매·불면증도 치료”
- ‘꿈의 약’ 위고비는 생활 습관 고칠 좋은 기회... “단백질 식단·근력 운동 필요”
- 위기의 스타벅스, 재택근무 줄이고 우유 변경 무료 나섰다
- “원금 2.6배로 불려 평생 연금 드립니다” 460억대 불법 다단계 적발
- ‘위스키·하이볼 다음은 브랜디?’... 종합주류기업 격전지로
- [중견기업 해부] 1000억 먹고 빠진 스톤브릿지 ‘DS단석’ 1인자 차남 한승욱 회장...견제수단 부재
- [똑똑한 증여] 상속 후 2주택자 됐다면…기존 주택 먼저 팔아야 양도세 ‘0원’
- [사건 포커스] 전기자전거 배터리 화재 주의보… “과충전·열폭주 막아야”
- 알테오젠 1조 보유한 ‘수퍼 개미’ 형인우, 8월 증시 폭락 때 1400억어치 매도
- 청산가치 절반에도 못 미치는 SK증권 주가, 500원도 깨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