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캐리어 앞둔 대한항공, 최첨단 기술 집약 항공기 띄운다

'보잉 787-10' 안전·효율 동시에…"차세대 기단 이끌 주력 기종"
2027년까지 20대 순차 도입…중·장거리 노선 투입

대한항공 B787-10.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처음 선보인 프레스티지클래스 좌석 '프레스티지 스위트 2.0(Prestige Suites 2.0)'.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보잉 항공기 중 가장 진보한 모델을 도입하며 '안전'과 '효율'에 집중하고 나섰다.

2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보잉 787-10'로 오는 25일 인천~일본 도쿄 나리타행 노선에 첫 투입한다. 해당 기종은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현존하는 보잉 항공기 중 가장 진보한 모델로 평가 받는다. 연료 효율이 높은 데다가 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 항공기로 여겨진다.

대한항공은 이번 1호기 도입을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총 20대의 787-10 항공기를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최대 규모 '드림라이너', 연료 효율↑=787-10은 꿈의 항공기 '드림라이너(Dreamliner)'라는 애칭을 가진 787 시리즈 중 가장 큰 모델이다. 동체 길이가 68.3m로 보잉 787-9 대비 5m 가량 커졌다. 이로 인해 787-9 대비 승객과 화물을 15% 더 수송할 수 있다.

기존 항공기 동체를 만들 때 사용하던 알루미늄 합금 대신 탄소복합소재를 적용해 무게를 줄이고 내구성은 높였다. 이에 따라 기존 동급 항공기보다 좌석당 연료 소모율이 20% 이상 개선됐고 탄소 배출량은 20% 이상 감소했다. 또 고강도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 소재로 동체를 제작해 기체 내외의 기압차를 견딜 수 있다. 기존 항공기의 순항 중 기내 기압은 고도 8000피트 이하 수준인 반면, 787-10은 고도 6000피트 이하 수준이다. 이는 한라산 정상(고도 6388피트)보다 지상에 가까운 기압인 셈이다.

날개 끝에는 와류(Vortex)를 방지하기 위한 '레이키드 윙 팁(Raked Wing Tip)'을 장착해 안정적인 비행과 연료 효율을 높였다.

다만 787-10의 최대 운항 거리는 1만1175㎞로 787-9 보다 1400㎞ 정도 짧다. 동체가 5m 가량 길어지며 장착 좌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787-9은 장거리 노선에 적합하고 787-10은 여객 수요가 많은 중·장거리 노선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변경된 좌석으로 승객 편의 극대화=대한항공 787-10 좌석은 프레스티지클래스 36석, 이코노미클래스 289석 등 총 325석으로 구성됐다. 프레스티지클래스 좌석인 '프레스티지 스위트 2.0'는 조각보 패턴 등 한국 전통의 아름다운 무늬를 살려 디자인한 점이 특징이다. 조선시대 백자에서 영감을 받은 크림 컬러, 놋그릇을 연상케하는 금빛으로 따뜻하고 우아한 실내 분위기를 더했다. 푸른빛이 도는 차콜색과 블랙 컬러를 활용해 안정감도 느껴진다.

이코노미클래스는 대한항공 '뉴(New) 이코노미' 좌석을 3-3-3 배열로 적용했다. 선명한 색감의 짜임 패턴이 주는 색다른 분위기가 특징이다. 좌석 등받이를 최대 120도까지 젖힐 수 있고 다양한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머리 받침대가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좌석 간 거리는 32인치, 시트 너비는 17.2인치다.

◇항공우주사업본부 제작 동체 부품 적용=해당 기종에는 대한항공이 직접 제작한 동체 부품을 적용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한항공이 제작한 부품은 항공기 꼬리 부분에 장착하는 후방 동체 '애프터 바디(Aft Body)', 날개 끝 장치인 '레이키드 윙 팁(Raked Wing Tip)', 좌우 날개 아래 구조물인 '플랩 서포트 페어링(Flap Support Fairing)' 등이다.

해당 부품은 모두 부산에 위치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에서 제작한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보잉과 에어버스에 주요 구조물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항공기의 몸체를 만드는 대형 복합재 제작과 로봇 개념을 적용한 자동화 제작기술, 비파괴검사 기술, 흐름생산 라인 등 첨단 기술과 장비를 개발 중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2006년부터 보잉의 국제공동개발파트너로 787 항공기 제작과 설계에 참여해왔다.

대한항공은 긴 운항 거리와 차별화된 좌석, 높은 연료 효율 등의 특징을 가진 787-10을 핵심 수요 노선에 투입해 전략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1호기를 국제선 단거리 노선에 투입해 안정화 작업을 거친 뒤 캐나다 밴쿠버 노선에 투입할 방침이다. 밴쿠버는 캐나다 서부에 위치한 관문 도시로 한국과 캐나다간 여행 수요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의 환승 수요가 많다. 아울러 미주 서부와 유럽 등 수요가 견조한 노선에 787-10을 투입할 계획도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운항 부문에서는 787-9 고경력 기장들을 우선 투입할 예정으로 올해 상반기 정기 훈련에서 787 기종 운항 승무원 전원을 대상으로 기종에 대한 심화 교육을 실시했다"며 "다양한 항공기 기종을 정비해 오랜 시간 검증돼 온 대한항공의 정비 역량을 토대로 안전 운항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양호연기자 hy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