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유산 담은 박물관상품, 세계로…"뮷즈로 우리 문화 알릴 것"
"美 스미스소니언 등 업무협약 추진 검토…내년엔 박람회 출품"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오묘한 미소가 돋보이는 파스텔색의 반가사유상, 차가운 액체를 부으면 '선비' 얼굴이 붉게 물드는 잔….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박물관 상품 '뮷즈'('뮤지엄'과 '굿즈'를 합친 단어)를 세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은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 문화유산을 알릴 수 있도록 박물관 상품을 해외 유수 박물관에서도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 설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만난 정 사장은 "현재 미국 스미스소니언, 프랑스 국립박물관연합 등 주요 기관과 업무협약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미스소니언과 국립박물관연합은 세계적인 복합 문화기관으로 꼽힌다.
1864년 설립된 스미스소니언의 경우 워싱턴 D.C.의 자연사박물관·항공우주박물관 등 20여 곳의 박물관이 운영 중이며 연평균 3천만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는 내년 11월부터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문화유산과 미술품 등을 모은 특별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국립박물관연합은 프랑스 내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 30여 곳을 관리하며 주요 전시를 기획하거나 기념품 제작·판매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정 사장은 임기 중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로 '뮷즈'의 세계 진출을 꼽았다.
지난해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뮷즈' 매출액은 약 149억원으로, 2022년 연간 매출액(약 117억) 대비 27% 증가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단순한 기념품에 그쳤던 박물관 상품이 이제는 박물관과 유물의 가치를 사는 문화로 바뀌었다. 젊은 세대의 관심이 커진 부분은 특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문화와 '뮷즈'는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만큼 매력적"이라며 "내년에는 (공예 분야) 해외 유명 박람회에도 출품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달 취임한 정 사장은 전시 예술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수년간 전시 현장을 누비며 다양한 전시를 기획했으며 한국예술전시기획사협회장, 지엔씨미디어 부사장, 한국미술저작권관리협회 부사장 등을 지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기획 전시 가운데 역대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16∼19세기 서양회화 속의 풍경, 루브르박물관 전(展)'(52만3천482명)에도 참여했다.
2004년 재단이 첫발을 내디딜 때 도움을 준 사람도 바로 그다.
정 사장은 "당시 프랑스 국립박물관연합 관련 자료를 제공하며 자문을 한 경험이 있기에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다. 재단에서 일하는 동안 '참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
그는 최근 1년간 대통령비서실 문화체육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우리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선물' 꾸러미도 기획하고 싶다고 밝혔다.
예컨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을 토대로 특별 제작한 선물 박스를 구성하는 것이다. 정상급 인사는 물론, 사업 면담에서도 톡톡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재단 측은 기대했다.
정 사장은 "아름다운 우리 유물이 해외에 나가는 건 한계가 있지만 '뮷즈'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빈이 방문했을 때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책임감이 크다고 했다.
정 사장은 "설립 20주년인 올해는 사람으로 보면 성인이 되는 해"라며 "앞으로 나아갈 20년을 위해 비전(목표)을 세우고 초석을 다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뮷즈'뿐 아니라 극장 '용' 공연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그는 "어린이·가족 공연장이라는 정체성을 잘 살려 관람객이 즐겁고 편안하게 공연을 즐기도록 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창극 등 다양한 공연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재단 조직과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문화는 한국을 알리고, 세계 각국의 관광객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박물관 상품을 통해 우리 문화가 가진 힘을 더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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