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초 ‘흑인 여성’ 대통령 도전? ‘바이든 후임’ 해리스는 누구

변문우 기자 2024. 7. 2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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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인도계 이민자 딸…‘백인 남성’ 유리천장 깨고 ‘美 2인자’ 자리까지
“비범한 동료” 바이든도 전폭 지지 선언…해리스 “트럼프 물리치기 위해 최선”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민주당에서 바이든의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AP연합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까지 4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전격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를 발표하면서 후임자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꼽았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미국의 최초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자 여성 부통령 타이틀에 이어,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자 첫 아시아계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기록까지 도전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대선후보직 사퇴 의사를 전격 표명한 후 엑스(X·트위터)를 통해 "오늘 나는 카멀라가 올해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를 표한다. 이제는 단결해 트럼프를 이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서한을 통해서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비범한 동료"였다고 평가하며 힘을 실었다.

해리스 부통령도 이에 화답했다. 그는 이날 엑스에서 "저는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시키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어젠다를 물리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고, 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게 제 의도"라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면 유색인종 여성으로는 미국 최초로 대통령 후보로서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인종적으로 흑인·아시아계인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정체성에도 그는 백인과 남성 주류의 미국 사회 유리천장을 깨고 각종 '최초' 타이틀을 갈아치워 왔다.

그는 유년기와 청소년기부터 백인이 대부분인 '화이트 커뮤니티'에서 자라면서 상당한 정체성 혼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초등학교 시절엔 당시 인종차별 철폐를 목적으로 한 '버싱'(busing·흑인과 백인 거주지 학군 사이에 버스를 통해 상대 학군의 학교로 실어 나르던 정책)에 따라 매일 아침 버스에 실려 백인들이 주로 사는 부유한 동네의 초등학교로 등교하며 소외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후 해리스 부통령은 하워드대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뒤 캘리포니아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 자격시험을 통과했다. 그리고 1990년부터 법조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찰청 등에서 검사로서의 역량을 뽐내며 2004년엔 흑인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에 올랐다.

또 2011년에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으로 선출되는 기염도 토했다. 그는 재선을 거쳐 총 6년간 주 법무장관을 역임한 후 2017년에는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해 선출되면서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했다. 당시 흑인 여성이 연방 상원의원이 된 것도 첫 사례였다.

결국 그는 2020년 55세의 나이에 바이든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에 낙점된 뒤 대선 승리로 백악관에 입성했다. 또 다시 미국의 최초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자 여성 부통령이라는 기록을 쓴 순간이었다. 특히 연방 의회에 발을 들인 지 불과 4년 만에 백악관으로 직행하는 기록까지 역사에 남겼다.

이 같은 커리어에 미국 정계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맞수 상대로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거는 기대감이 큰 분위기다. 그는 검사 출신으로서 날카로운 언변을 통해 시민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또 소수 인종이자 여성이라는 정체성도 미국의 비주류 사회에 어필할 수 있는 강점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13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시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받고 얼굴에 피를 흘리며 긴급 대피하던 중 주먹을 치켜 올려 보이고 있다. ⓒ AFP=연합

정치인으로서 '카리스마·존재감' 지적도…본선 경쟁력 확보할까

다만 대선이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갑작스레 구원등판하게 된 만큼, 남은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본선 경쟁력을 끌어올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장 피격 후 여론을 유리하게 끌어올리며 대세론을 굳히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해리스 부통령은 정치인으로서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대중적 인기를 끌지 못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그는 부통령 재직 시절에도 존재감을 어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도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며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열댓 명에 달하는 익명의 민주당 의원들도 "해리스 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만한 힘과 카리스마, 정치적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의 경쟁자로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첸 휘트먼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미셸 오바마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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