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스토리텔링 하는 법] <8> 흉내낼 수 없는 열정을 부각하라
영웅이 남다른 시련을 견디고 놀라운 성과를 거두는 그 뿌리 깊은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걸까? 열정은 영웅을 작동시키는 에너지다. 감히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불타는 에너지다. 활화산 같은 엄청난 열정을 끊임없이 뿜어내기에, 그때그때 아궁이에 불을 때는 수준의 보통 사람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런 열정을 'Super Passion'이라 표현했다.
모든 영웅의 공통점은 열정이다. 정의롭다거나 힘이 세다거나 능력이 많다거나 잘생겼다는 기준으로 영웅을 설명할 수 없다. 보통 사람을 영웅으로 바꾸는 가장 뚜렷한 자질은 강렬한 열망이다. 목표를 위해 온몸과 맘을 다해 진정으로 갈구하고 추진하는 불굴의 추진력이다. 그 어마어마한 열정이 드림팀을 이끌고 주변 사람까지 '감염'시키는 것이다.
열정은 첫사랑처럼 불쑥 다가온다. 빌 게이츠는 자신이 명령한 대로 커다란 컴퓨터가 작동하자 마치 거대 로봇을 조종하는 것 같은 쾌감을 느꼈고, 스티브 잡스는 가슴 설레는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실리콘밸리를 샅샅이 뒤지며 부품을 모았으며 마이클 델은 그 작동 원리가 궁금해 견딜 수 없어 비싼 컴퓨터를 사자마자 분해해 버렸다.
사랑에 빠지면 '미쳐' 버리는 걸까? 사랑이 지핀 열정은 영웅을 '미치게' 한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담대한 비전'을 품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의 사무라이' 래리 엘리슨이 말했다. "혁신을 하려면 미쳤다는 말을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 화성에 사람을 보내려는 일론 머스크도 동의했다. "좋은 아이디어는 실현되기 전까지는 미친 짓이다".
일론 머스크는 12살 때 6개월짜리 BASIC 프로그래밍 과정을 밤을 새워서 4일 만에 끝내버렸다. 이런 열정과 성과를 그는 '하드코어'(hardcore)라 자랑했다. '매우 적극적이고 열정적'이라는 뜻이다. 평소 직원에게 '하드코어'를 당부하던 그는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극도로 심한 'Extremely Hardcore'를 주문했다. 실제로 그 자신도 1주일에 100시간씩 일한다. 첫 신혼여행으로 '끔찍한' 2주 휴가를 보낸 뒤, 20년 넘도록 1주일이 넘는 휴가를 간 적이 없다.
'일 중독'이라면 빌 게이츠도 빠지지 않는다. 스스로 털어놓았다. "20대엔 하루도 쉰 적이 없다. 단 하루도". 심지어 그가 60대 중반에 들어선 나이에도, 아내 멀린다가 이혼 소송을 내며 남편이 "하루 16시간씩 일하면서 가족을 돌보지 않는다"고 불평했을 정도다.
누구나 한순간 활화산 같은 격정을 불태울 순 있다. 문제는 그런 열정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그 답을 제시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항상 굶주리고 갈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오래 굶주릴 수 있을까? 사진작가 고든 팍스가 귀띔했다. "열정은 생활의 에너지다. 열정이 습관으로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영웅은 도대체 왜들 그렇게 힘들게 사는가? 제프 베조스는 "일이 재미있어 매일 춤을 추듯 출근한다"고 답했다. 리드 레이스팅스는 "열심히 일할수록 삶이 재미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심해지면 중독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래리 엘리슨이 말했다. "난 이기는 것에 중독됐다. 이기면 이길수록 더 이기고 싶다".
◇이정규 사이냅소프트 경영혁신담당 중역은 IBM, 보안회사, 테크스타트업, H그룹 계열사, 비영리재단, 감리법인에서 중간관리자, 임원,대표이사, 연구소장, 사무국장, 수석감리원을 지냈다. KAIST 기술경영대학원에서 벤처창업을 가르쳤고, 국민대 겸임교수로 프로세스/프로젝트/IT컨설팅을 강의하고 있다. 또 프로보노 홈피에 지적 자산을 널어 놓는다.
◇허두영 라이방 대표는 전자신문, 서울경제, 소프트뱅크미디어, CNET, 동아사이언스 등등에서 기자와 PD로 일하며 테크가 '떼돈'으로 바뀌는 놀라운 프로세스들을 30년 넘게 지켜봤다. 첨단테크와 스타트업 관련 온갖 심사에 '깍두기'로 끼어든 경험을 무기로 뭐든 아는 체 하는 게 단점이다. 테크를 콘텐츠로 꾸며 미디어로 퍼뜨리는 비즈니스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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