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제재 무색…유럽, 러 원유·천연가스 꾸준히 사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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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 상당수가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에도 꾸준히 수입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에도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우선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은 유럽연합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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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 상당수가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에도 꾸준히 수입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각) 독일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핀란드 에너지·청정대기 연구센터(CREA) 조사를 인용해 지난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가 원유와 천연가스, 석탄 등을 수출해 약 7070억유로(1069조)를 벌어 들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출한 비용보다 10배 많은 액수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달에만 원유 등 수출로 200억유로(30조원) 가까이 벌어, 미국을 포함한 주요7개국(G7)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부과한 제재의 구멍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한 국가엔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인도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뿐 아니라 유럽 국가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유럽연합 내 러시아 5대 수입국인 슬로바키아, 벨기에,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가 지난달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기 위해 지불한 금액은 9억2000만유로(약 1조4000억원)가량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 상반기 유럽연합에 수입된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지난해와 비교해 25% 늘어났으며, 러시아산 원유의 경우 드루즈바 파이프라인을 통해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로 흘러들어 갔을 수 있다고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짚었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에도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우선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은 유럽연합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가리아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연구센터(CSD)는 지난 6월 보고서를 내어 러시아가 액화천연가스를 수송할 수 있는 선박도 확충해 왔다고 전했다.
또한, 가스관을 통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도 상당 부분 제재를 벗어나 있다. 튀르키예의 튀르크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통해 그리스, 서부 발칸 국가들 및 헝가리 등 유럽 국가로 가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거쳐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등으로 이어지는 가스관을 통해 수출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 민주주의 연구센터는 튀르크스트림 파이프라인을 러시아가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최대 공급원으로 꼽았다.
유럽연합을 탈퇴한 영국 역시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해 왔다. 핀란드 에너지·청정대기 연구센터 보고서를 보면, 영국은 지난해 항공 연료 수입을 위해 러시아에 5억유로(약 7560억) 가량을 지출했다. 원유는 먼저 튀르키예 항구로 수송된 뒤 인도의 정유소 세 곳으로 간 다음 영국에 소재한 5곳 업체에 항공 연료로 전달됐다. 아울러 전체의 3분의1에 해당하는 러시아산 원유가 영국 보험에 가입한 선박으로 운송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유럽연합은 지난달 말에야 제재 대상에서 벗어나 있던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 재수출 금지에 합의했다. 그러나 여전히 액화천연가스 수입 자체는 막지 않았다. 유럽연합은 이와 함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위반한 유조선 27척을 제재 대상으로 올리는 등 추가 제재에 합의했다. 더불어 미국, 영국과 함께 지난 2월에는 러시아를 지원한 일부 중국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포함하기도 했다.
베를린/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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