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심사' 세계유산위 개막…한일 '전체역사' 막판 외교전
유영규 기자 2024. 7. 22. 09:21
▲ '사도 광산'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니가타현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여부가 주목됩니다.
2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오는 31일까지 이어지며 사도 광산을 포함한 신규 세계유산 등재 여부 심사는 26∼29일 진행됩니다.
앞서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지난달 6일 공개된 사도 광산 평가 결과에서 "등재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여러 지적 사항을 붙여 '보류'를 권고했습니다.
자문기구는 유산을 심사해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4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결정합니다.
보류는 미비한 부분에 대해 추가 자료 제출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자료를 보완하면 당해 또는 다음 연도에 등재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 정부는 이코모스 평가 결과가 알려진 이후 에도시대 이후 유산이 많이 남은 구역 제외, 일부 유산의 완충지역 확장, 상업 채굴 재개 금지 등 이코모스 일부 권고를 수용했다면서 여론전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코모스가 "전체 역사를 현장 레벨에서 포괄적으로 다루는 설명·전시 전략을 책정해 시설과 설비 등을 갖추라"고 주문한 데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사도 광산 유산 시기를 에도시대가 중심인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해 조선인 강제노동 사실을 외면하려 했다는 사실에 주목해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고 거듭해서 촉구해 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마이니치신문은 한국 정부가 조선인 노동자 위령시설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가 집권 자민당 내 보수파 반발 등을 고려해 고심하고 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일본 일부 시민단체도 니가타현 지역 역사서 등에 조선인 강제노동 사실이 기술됐다고 지적하면서 정부를 향해 "사실을 인정하고 역사와 마주하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21개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이어서 심사 당일까지 '전체 역사 반영' 문제를 놓고 치열한 외교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와 지자체가) 에도시대에 한정하지 않고 전 기간의 광산 역사를 전시·설명하라는 권고에 역사 전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세계유산위원회도 보류를 결의하면 세계유산 등재는 내년 이후로 미뤄진다면서 "(올해) 만장일치 등재를 추진하는 일본은 한국과 (의견) 절충, 각국에 대한 설득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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