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프린스’ 첫 콘서트… “판소리 변주로 대중에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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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어려운, 오래된 표현은 이번 무대의 가사에서 삭제했다."
국립창극단 '간판 소리꾼'이라는 말대로 차세대 판소리의 정점에 오른 김준수(33)의 시선은 자기 위치 너머에 있다.
콘서트 첫 곡을 '사철가'로 정한 김준수는 "북 하나만 놓고, 전통 소리꾼으로서 시작한다"고 했다.
김준수는 "그간 섰던 무대를 보면서 판소리의 매력을 느낀 관객이 시간이 지나 전통 판소리가 좋다고 할 때 가장 보람차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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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가’ ‘어사출두’ 등 선봬
“전통 판소리로 이끄는 가교”
가사 수정·편곡 등 시도
대중음악과 접목 무대도
“너무 어려운, 오래된 표현은 이번 무대의 가사에서 삭제했다.”
국립창극단 ‘간판 소리꾼’이라는 말대로 차세대 판소리의 정점에 오른 김준수(33)의 시선은 자기 위치 너머에 있다. 판소리의 판 자체를 넓히겠다는 신념으로 오는 26일 첫 단독 콘서트를 준비한 그는 “전통 판소리와 대중을 잇는 가교가 되겠다”고 했다. 전통 판소리의 세계로 더 많은 관객을 초대하기 위해 가사·공연 시간 등에서 변주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콘서트 연습이 한창이던 김준수를 지난 1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만났다.
김준수는 판소리에 대한 ‘난해’ ‘지루’ 등 선입견을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인데 관객은 전통 판소리를 따라올 여유도, 이유도 없다”고 했다. “고어(古語) 공부를 하지 않으면 소리꾼조차 그 뜻을 이해하고 노래하기가 참 어려운데, 당연히 관객은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다.” ‘국악계 아이돌’ ‘국악 프린스’라기보다는, 판소리의 미래를 생각하는 국립창극단 12년 차 단원의 진지한 목소리였다. “판소리라는 것을 좋아서 하고 있는데, 관객과 어떻게 나눌지 고민”이라는 그의 말은, 첫 완창(完唱)을 앞뒀던 6년 전 문화일보 인터뷰(2018년 3월 13일 자 21면 참조)에서 “국악계로 팬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던 답변으로부터 이어지는 것으로 들렸다.
“창극을 보면서 판소리가 어렵다고 느끼는 관객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객석에서 바로 알아들을 수 있게 표현을 다듬거나, 이야기 구성을 각색하는 것이 창극에서 가장 기본 작업이다.”
김준수가 ‘창(唱): 꿈꾸다’라고 이름을 붙인 첫 콘서트도 마찬가지다. 창극단원이자 국악인으로서 걸어온 길을 축약했다는 의미다. 세트리스트를 직접 구성했고, 편곡과 가사 수정도 했다. 뮤지컬·방송 등 무대 구성원으로도 활약한 그는 이 콘서트로 오롯이 자신만의 무대를 선보인다. “대중음악에 국악을 가미하는 무대도 있고, 밴드의 잼(즉흥 합주) 위에서 전통 소리를 하는 시도까지 준비했다.”
그 중심에 전통 판소리가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콘서트 첫 곡을 ‘사철가’로 정한 김준수는 “북 하나만 놓고, 전통 소리꾼으로서 시작한다”고 했다. 초등학생 시절 단가로 소리 공부를 시작했던 자신의 이야기로 공연의 문을 연다. “소리를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다. 그 길을 걸으면서 쌓은 게 있고 사계절에 인생을 빗댄 이 노래로 그게 무엇일지 물음을 던져보고 싶다.” 콘서트의 정점에 다다른 때 맞춰 준비한 곡은 그가 방송에서 몇 차례 보여줬던 ‘어사출두’. 전통으로 공연의 틀을 잡아놓고, 관객의 귀를 때리고 가슴을 뚫는 소리를 들려주는 구성이다. 그는 ‘전통 소리꾼의 길만 고집하지는 않는 전통 소리꾼의 길’이라고도 표현했다.
김준수는 “전통의 뿌리를 그대로 전승하고 싶은 소리꾼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또 “뿌리를 지키기 위해 변주를 해야 한다는 게 딜레마일지 모른다”고 털어놨다. 가사를 삭제하고, 구성을 해체하는 시도를 하다 보면 리듬이 깨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고어 자체도 자세히 들으면 그 함축미가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것이 김준수의 속내다. 그의 ‘변주’는 전통 판소리의 매력으로 보다 더 많은 사람을 이끄는 데 있다는 것이다. 김준수는 “그간 섰던 무대를 보면서 판소리의 매력을 느낀 관객이 시간이 지나 전통 판소리가 좋다고 할 때 가장 보람차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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