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하이브리드가 줄지어 달린다[자동차]
휘발유차 이어 비중 2위 차지
전기차‘캐즘’ 틈 타 승승장구
친환경에 연료효율 높아 인기
현대차, 내년 팰리세이드 개선
기아는 2028년까지 9종 선봬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도 순항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HEV)차가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하이브리드차 등록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어 신차 5대 중 1대는 하이브리드차인 것으로 집계되는 등 지난해부터 급성장하던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눈에 띌 정도로 커졌다. 배기가스 배출이 적은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가 인프라 부족 등으로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겪는 틈을 타 하이브리드차가 일종의 대체재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하이브리드 모델 자동차 출시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신차로 등록된 전체 자동차는 81만9742대로 이 중 하이브리드차(상용차 제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22.9%(18만7903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는 휘발유차(40만1164대·48.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는데, 하이브리드차 등록 비중이 반기 기준 2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지난해 상반기(15만1118대)보다 24.3% 증가한 수치이기도 하다. 반면 같은 기간 경유차 등록 대수는 7만5985대(9.3%)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8% 감소했다. 경유차 등록 비중이 10% 아래로 떨어진 것도 반기 기준 올해 상반기가 처음이다. 이른바 ‘탈탄소화’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0년대 휘발유차에 이어 등록 비중 2위를 놓치지 않았던 경유차는 올해 상반기 하이브리드차에 이어 LPG차(8만4118대·10.3%)에도 밀렸다.
하이브리드차는 자동차에 전기 모터와 내연기관이 모두 달려 있다. 고속 주행 시에는 가솔린, 저속주행 시에는 전기를 사용하는 만큼 기존의 가솔린차보다 연료 효율이 높고 배출가스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친환경차를 찾는 운전자들이 하이브리드차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고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도 아직 그리 길지 않은 전기차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차가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자동차 내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이른바 ‘톱5’ 차량(상용차 제외)인 기아 쏘렌토와 카니발, 현대자동차 싼타페, 기아 스포티지, 현대차 그랜저는 모두 하이브리드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주요 브랜드의 행보는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 차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첫 모델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상품성 개선 모델이 될 전망이다. 기아는 현재 6종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2026년 8종, 2028년 9종으로 늘려 주요 차종 대부분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이른 시일 내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SUV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를 각각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로 출시했다. 지난달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처음 공개된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 2020년 XM3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야심작으로 사전 예약 7000대를 넘기며 순항 중이다.
수입차 브랜드도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람보르기니는 내연기관차의 대표 모델인 ‘우라칸’을 단종시키고 전체 라인업을 하이브리드차와 순수 전기차로 재편한다는 로드맵을 밝혔다. 람보르기니는 올해 4월 중국 베이징모터쇼 사전 행사에서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일반 하이브리드차보다 배터리 용량이 크고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차종으로 전기 동력 비중을 비약적으로 높인 하이브리드차) SUV인 ‘우루스SE’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스웨덴의 볼보는 ‘X60’,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는 ‘E 클래스’ ‘S 클래스’ 등 일부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 ‘빅3’ 자동차 회사인 포드는 전기차 생산을 늦추고 하이브리드 생산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BMW는 세단인 ‘뉴 530e’ 출시에 이어 하이브리드 모델 라인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흐름이 넘어가는 중간 단계에서 하이브리드가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만큼 당분간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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