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 “재선 도전하고 싶었지만”…바이든 결단 막전막후
캠프 보좌진에게는 1분 전에 알려
백악관은 “대통령직 임기 마칠 것”
그는 코로나19에서 회복하는 와중에도 이번주 예정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준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주치의인 케빈 오코넬은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매일 편지의 형식으로 공개했는데, 22일 새벽 송부한 문서에는 “대통령은 모든 대통령 직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건강 회복과 대선 완주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해온 만큼, 휴일인 이날 갑자기 후보를 사퇴할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은 전날인 21일 고위급 보좌진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캠프 보좌진들이 그의 대선후보 사퇴 소식을 듣게 된 것은 발표 당일 오후 1시45분께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 후보 사퇴 성명서를 업로드한 시점이 1시46분임을 감안하면 불과 1분 전에 알았다는 의미다. 그가 성명서에 적은 “재선에 도전하고 싶었다”는 문구를 보면 그만큼 재선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사퇴 선언에 앞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캠프 고위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본인의 사퇴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휴일인 이날 극비리에, 즉각적으로 후보 사퇴 사실을 밝힌 것은 그만큼 당 안팎의 여론을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음달 19일부터 열리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전당대회가 한달도 채 남지 않아 결단을 더 늦출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사임할 의사가 없고, 임기를 마치고 미국 국민을 위해 더 역사적인 성과를 내기를 원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3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자신을 ‘가교(bridge)’에 비유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긴 뒤 차세대 정치인에 자리를 넘겨주겠다는 의미였다. 당시 미디어들은 그가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2020년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수성에 성공하는 등 탄력을 받자 재선 도전의 뜻을 공식화했다. 이 과정에서 영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의 지지가 큰 역할을 했다.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지난달까지 대의원표 99%를 확보하는 등 그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토론에서 참패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고령의 나이를 불안하게 지켜보던 지지자들의 우려가 터져나왔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매체들도 각각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칼럼을 게재하기 시작했다. 특히 파킨슨병 전문의가 백악관에 8차례 출입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정신건강에 대한 염려도 커져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의 강행군 후 단독 기자회견을 열었고, 회견 직후 미시간·네바다 등을 방문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다. 건강에 대한 이슈를 잠재우겠다는 의도가 다분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원들에 “경선에서 도전하라”는 말도 했다.
하지만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가 확대되고, 언론 매체들은 후보사퇴를 요구하는 의원이 새로 등장할 때마다 이를 중계하며 바이든 캠프를 압박했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이후 공화당이 결집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입장에 내몰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사퇴를 권하자 최종적으로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조각상과 왜 성행위를, 충격 휩싸인 피렌체…예술에 대한 존중 필요 - 매일경제
- “우리나라 제발 그만 와, 썩 꺼져”…관광객에 물총 쏘며 반대 시위 나선 스페인 - 매일경제
- 카드 배송지 물어보는 집배원은 ‘가짜’…우정본부 보이스피싱 경보 - 매일경제
- “월급 찔끔 올랐는데 소득세 4배 더 떼어가다니”…‘유리지갑’ 중산층의 절규 - 매일경제
- 막말로 공천탈락 ‘이 남자’ 득표율 1위…민주당 최고위원 투표서 이변 - 매일경제
- 5시간 반동안 기내식도 물도 싫다는 승객…승무원이 신고했더니 ‘이것’ 나왔다 - 매일경제
- 10년 전 ‘속옷 활보’ 사건 털어놓은 줄리엔 강....“몸 좋으면 그래도 돼” - 매일경제
- 윈도PC 850만대 전세계 동시다발 먹통…수십조 줄소송 사태 오나 - 매일경제
- 서류엔 사무직이라 적고, 공사장 사다리서 일하다 추락사…보험금 받을 수 있을까 [어쩌다 세상
- 높이뛰기 우상혁·수영 김서영, 파리 올림픽 개회식서 韓 기수로 나선다 [Road to Paris]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