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본회의 ‘수퍼위크’… 여야 ‘강대강’ 충돌 전망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안 처리를 둘러싼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종결시키는 표결이 시작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22일 6차례의 인사청문회와 1차례의 본회의가 예정된 주간에 돌입했다. 모두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들이 관련돼 있어, 여야의 ‘강 대 강’ 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한다. 야당은 청문회에서 김병환 후보자가 부동산을 두 차례 취득·매각하며 가액을 확인할 수 없다고 한 점, 1991년 군 신체검사에서 전시근로역(5급) 판정을 받은 데 대해 신체검사 기록을 제출하지 않은 점을 공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책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이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 이상을 지급하겠다며 낸 ‘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 가계부채 관리 대책과 함께 종합부동산세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추가 유예 또는 폐지 등 세제 개편에 대해 김 후보자의 입장을 묻는 질의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노동위원회도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한다. 야당은 김완섭 후보자 처가 회사가 정부와 수의계약을 한 것과 관련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지적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집중호우로 수해가 일어난 것과 관련해 댐 건설과 하천 준설에 대해, 또 시행이 보류된 일회용 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 등에 대해 후보자의 입장을 묻는 질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환노위 전체회의에서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른바 ‘노란봉투법’)도 심사될 예정이다. 이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야당이 일방 처리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재의결에서 부결된 것이다. 야당은 22대 국회에서 법안을 재발의했고, 지난 16일 환노위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 18일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법안을 다시 일방 처리해 전체회의로 보냈다.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부터 25일까지 대법관 후보자 3인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잇달아 진행한다. 이날은 노경필 후보자, 24일에는 박영재 후보자, 25일에는 이숙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세 후보자에 대한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대법관에 대해선 국회의 임명동의가 필요한 만큼, 다수당인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윤석열 대통령이 대법관을 임명할 수 없다. 대법원은 대법관 공백을 피하려면 현직 대법관들이 퇴임하는 다음 달 1일 전까지 임명동의안이 가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부터 이틀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한다. 인사청문회는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만 이틀간 실시하고, 다른 후보자에 대해선 여야의 별도 합의가 없는 이상 하루만 실시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이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야당은 앞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이틀간 실시하는 계획서를 채택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문화방송(MBC) 시절 정권이 이른바 ‘공영방송 장악’에 나서는 데 앞장섰고 자질과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 후보자의 낙마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25일 예정된 본회의에선 민주당이 낸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통위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 충돌이 벌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 법안들을 통해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고, 야당이 방통위원을 추천하지 않으면 방통위가 작동할 수 없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민주당은 방송 4법 강행 처리를 보류하고 정부·여당은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작업을 중단하고 방송 4법을 원점에서 재논의하자는 중재안을 냈지만, 국민의힘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은 행정부의 인사 권한에 속하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현행법에 따라 이사 선임이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중재안을 거부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방송 4법을 25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25일 본회의에선 민주당의 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과 노란봉투법도 일방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