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막판부터 최근까지 이적설에 시달렸던 김민재를 향한 독일 내 기류가 바뀌었다. 독일 매체 'TZ'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뱅상 콤파니 감독 밑에서 다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자신을 증명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김민재는 특별 관찰 대상이다. 훈련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예전의 강점을 다음 시즌에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나폴리에서 합류한 괴물 수비수다. 하지만 시즌 도중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고, 선발 명단에 밀리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콤파니 감독 부임 후 팀 훈련 첫 주를 보낸 지금은 아주 좋은 상태를 과시했다"고 덧붙였다.
뮌헨은 현재 2024-25시즌 준비가 한창이다. 김민재는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뮌헨 트레이닝 캠프에 합류해 몸을 만들고 있다. 선수들의 훈련 상황을 공식 채널에 전한 가운데 김민재에게 의미가 큰 한 장면이 포착됐다.
훈련을 진두지휘하던 콤파니 신임 감독이 김민재를 향해 "좋아! 좋아!"를 외쳤다. 뮌헨도 이 부분이 인상 깊었는지 구단 공식 채널에 공유하면서 김민재의 달라질 비중에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 시즌 김민재 입지는 롤러코스터였다. 시즌 초중반까진 팀의 확실한 주전 센터백 수비수였다.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김민재 의존도가 심각했다. 수비와 빌드업에서 김민재가 뮌헨에서 차지하는 지분이 절대적이었다.
이런 김민재가 한국 대표팀 부름을 받고 올초 아시안컵을 다녀온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그 사이 뮌헨은 김민재 대체 선수로 에릭 다이어를 임대로 영입했다. 다이어가 예상 외로 잘했고, 마티아스 더 리흐트는 부상에서 돌아와 건재함을 알렸다.
김민재는 뮌헨 복귀 후 주전 자리를 잃었다. 시즌 후반기 뮌헨 센터백 듀오는 다이어, 더 리흐트였다. 더 리흐트 부상으로 김민재가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선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치명적인 실수 2개를 하며 명성에 금이 갔다.
경기 후 독일 매체들은 물론이고 토마스 투헬 감독조차 김민재를 비판할 정도였다. 이때부터 김민재 이적설은 날개를 달았다.
게다가 뮌헨은 시즌 종료 후 1호 영입으로 센터백 수비수인 이토 히로키를 데려왔다. 김민재로선 경쟁자가 하나 추가된 셈이었다.
뮌헨엔 김민재, 다이어, 다요 우파메카노, 더 리흐트까지 센터백 수비수만 4명 있었다. 그럼에도 히로키를 영입한 건 기존 선수들 중 일부는 정리하겠다는 뜻. 다이어를 제외한 여러 선수들이 고르게 이적설이 돌았다.
독일 매체 '키커'는 "뮌헨은 다른 팀으로부터 적절한 이적 제안만 받는다면 더 리흐트, 우파메카노를 팔 수 있다. 김민재도 마찬가지다. 다이어를 제외한 김민재, 더 리흐트, 우파메카노는 언제든 뮌헨을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김민재 입지는 불안했다. 하지만 뮌헨의 감독 교체가 김민재에겐 득이 됐다. 투헬에서 콤파니 감독으로 바뀌며 기회를 잡았다.
콤파니 감독은 투헬 전 감독과 완전히 다른 전술 성향을 보여준다. 투헬 감독이 스리백도 곁들이면서 수비에 조금 더 무게를 두는 것과 달리 콤파니 감독은 공격 일변도를 선호한다. 콤파니 감독은 뮌헨 사령탑 취임 기자회견에서부터 "난 브뤼셀 거리의 안더레흐트 아카데미에서 자랐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선수라면 용기를 갖고 공격적이기를 바랐다"면서 "뮌헨도 그렇게 플레이 하기를 원한다. 그게 바로 우리가 할 일이다. 스스로의 캐릭터를 정의하는 것이다. 우린 그것을 게임 전체에서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재의 공격적인 수비에 힘이 실리는 철학이다. 실제로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의 훈련 모습에 "좋아"를 외친 대목도 긍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한다. 더불어 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도 지난주 뮌헨의 베스트 11을 예상하며 김민재를 주전 센터백으로 내다봤다.
일단 김민재는 다음 시즌 뮌헨에 잔류한다. 몇몇 팀들이 영입에 관심을 보였으나 뮌헨이 이를 다 뿌리쳤다. 소문과 다르게 김민재를 지키는데 집중했다.
지난 시즌 무관에 그친 뮌헨은 명예회복을 노린다. 여전히 김민재를 핵심 전력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