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수원 원천동 법조타운… 상권 몰락, 공동화 심각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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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떠나 버리고 텅 빈 건물들만 남았습니다."
21일 오전 옛 수원지방법원과 수원지방검찰청이 있었던 원천동 인근, 지금도 법원사거리라는 지명이 남아있을 정도로 법조인들의 이름을 내건 사무실 간판이 쉽게 눈에 띄었다.
법조인들의 사무실로 채워졌던 법원사거리 일대에서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과 법조인 사무실에 기대고 있던 상권도 위축되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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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 이전 후 6년간 법조인 대부분 떠나… 임대료·매출 반토막
특례시 “市 주도 재개발·재건축 계획無”
“다 떠나 버리고 텅 빈 건물들만 남았습니다.”
21일 오전 옛 수원지방법원과 수원지방검찰청이 있었던 원천동 인근, 지금도 법원사거리라는 지명이 남아있을 정도로 법조인들의 이름을 내건 사무실 간판이 쉽게 눈에 띄었다. 일대 건물 상당수는 모든 층의 간판이 법률사무소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건물에 걸린 간판은 낡아 빛이 바래고 금이 가 있었으며 사무실은 불이 꺼져 있어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보니 대부분 자물쇠로 문이 잠겨 있거나, 오랫동안 방치돼 공실 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사무실들이 많았다.
이를 증명하듯 일부 사무실에는 임대 현수막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고, 광교로 이전한 사무실을 안내하는 약도가 사무실 문에 붙어 있기도 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빌딩 대부분은 1층을 빼고 공실로 보면 된다”며 “공실이 점점 늘어나면서 슬럼화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법조인들의 사무실로 채워졌던 법원사거리 일대에서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와 경기중앙법무사회에 따르면 변호사들의 경우 약 95%, 법무사도 약 70%가 이 곳을 떠났다.
일대가 퇴락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9년 수원지방법원이 수원고등법원 개원과 함께 광교로 이전하면서다.
법원이 이전하고 법조인들도 따라 움직이면서 차츰 공실이 늘어났고 공동화 현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윤영선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은 “과거 400~500여명의 변호사들이 법원사거리 일대에 있었지만 현재는 20여명 남짓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법원과 법조인 사무실에 기대고 있던 상권도 위축되기는 마찬가지다.
일대에서 15년 간 백반 장사를 한 배모씨(76)는 “남아있는 사람들도 줄었지만 유동인구 자체도 많이 줄었다”며 “매출은 반토막으로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옛 법원자리에는 경기도시공사가 60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지만 큰 기대감은 보이지 않는다.
유봉성 경기중앙법무사회 회장은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해서 과거 법원이 있을 때처럼 유의미한 회복이 될지는 미지수”라며 “일대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요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일대의 공동화 현상이 점차 심화되는 가운데 수원특례시는 새로운 개발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새로이 조성되는 지역이라면 개발 계획이 있을 수 있지만 구도심의 경우는 시가 주도해 개발을 하기 어렵다”며 “재개발이나 재건축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안형철 기자 goahc@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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