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살리는 유통]① ‘공주의 구글’ 직원 위한 수영장까지… 혁신 이끄는 애터미

공주=최효정 기자 2024. 7.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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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하는 충남 공주시의 효자 기업 애터미
누적 지방세만 220억원 납부
연간 전 세계에서 50만 명 방문
최대 2400억원 지역 경제 파급 효과
지역 취약계층 위한 기부도 활발

저출산에 따른 지역 소멸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위기 속 지역과 상생하는 유통업체들도 있다. 조선비즈는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토종 유통업체들의 현장 및 지자체 현황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지난 19일 오전 충남 공주시 애터미 본사. 마카오에서 견학 온 글로벌 회원들이 본사 곳곳을 누비며 탄성을 질렀다. 일부는 사옥 중앙에 설치된 미끄럼틀을 타고 3층에서 2층으로 내려오기도 했다.

국내 토종 1위 다단계(직접 판매) 업체 애터미는 지난 2013년 충남 공주시로 본사를 이전했다. 자회사인 애터미오롯과 애터미 아자도 모두 공주에 자리 잡고 있다. 근무 직원 수는 250명에 달한다.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애터미 파크. /애터미 제공

◇창업 13년 차 매출 2.2조원... 지방소득세 220억 납부한 효자 기업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애터미는 2009년 창업 이후 13년 만에 국내외에서 총 2조2000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이는 전 세계 직접 판매업체 기준으로도 톱10 수준 매출이다. 별다른 산업 기반이 없는 공주시로서는 애터미가 세수를 책임지는 최고 효자 기업이다. 애터미가 낸 지방소득세만 현재까지 누적 220억원에 달한다.

그래픽=정서희

특히 웅진동에 위치한 본사 애터미 파크는 지역 랜드마크로도 꼽힌다. 애터미파크 규모는 총 5층, 연면적 1만4413㎡(약 4360평)이다. 창업주인 박한길 회장의 ‘놀다 지쳐서 일하게 만들자’는 철학에 맞춰 사옥 내부에는 곳곳에 다양한 휴게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구글이나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처럼 근로자의 휴식에 공간 설계 방점을 뒀다. 특이한 설계를 보려 전 세계 회원들도 견학을 온다.

캠핑존, 볼풀, 트램펄린 등 특이한 놀이공간이 사무공간 사이에서 직원들을 반긴다. 놀이와 일의 경계를 허물어 직원들의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하게 하자는 취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1층 수영장이다. 탁 트인 통창으로 녹음을 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사계절 온수 풀로 운영된다. 본사 인근 체육관엔 스크린골프장까지 갖췄다. 임직원들에겐 테니스, 승마 강습도 무료다. 직원뿐 아니라 특이한 설계를 보러 온 전 세계 글로벌 회원들로 붐빈다.

충남 공주시 애터미 파크에 있는 직원용 수영장. /최효정 기자

◇지방 이전 기업 혜택 톡톡... 직원 반대는 좋은 처우로 설득

애터미는 2009년 박한길 회장이 창업한 토종 다단계 기업이다. 치약과 화장품 등으로 유명하다. 창립 2년 만에 국내 최대 다단계 업체가 됐고, 현재 진출 국가만 27개, 글로벌 회원은 1500만 명에 달한다. 작년엔 암웨이 등을 배출한 다단계 기업의 본류 미국에서만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둬들였다. 애터미 중국법인은 입소문만으로 진출 4년 만에 누적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고, 러시아법인과 대만법인도 매출이 1300억원을 넘겼다. 전 세계 다단계 업체 매출 기준 톱10에 들기도 했다.

애터미는 다단계 업체에 대한 편견을 깨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는 소비자중심경영 기업에도 선정됐다. 일하기 좋은 기업에도 4년 연속 선정됐다. 애터미는 혁신성과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아 2018년에는 한국유통법학회로부터 유통혁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애터미가 서울에서 공주로 본사를 이전한 것은 달리 연고가 있어서가 아니다. 수도권 과밀 억제 정책에 의한 지방 이전 기업 혜택을 받기 위해서였다. 쇠락하는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목표도 있었다. 또 최대 협력사인 콜마비앤에이치가 인근 세종시에 위치한 데다 회원 세미나를 열 공간을 확보하기에도 땅값이 비싼 서울보다는 지방이 더 적합했다.

초창기엔 직원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업계 평균에 비해 좋은 처우와 혜택으로 직원들을 설득했다. 애터미 관계자는 “애터미 세미나를 듣기 위해 전국에서, 전 세계 각국에서 회원들이 공주시를 찾는다. 1만 명 규모의 세미나가 100회 이상 열린다”면서 “초창기엔 직원 반대도 있었지만 이주 후 확대된 혜택에 모두 적응한 상황이다. 공주시 이전 이후 애터미가 본격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애터미 본사에 설치되어 있는 미끄럼틀. 3층과 2층을 연결한다. /최효정 기자

◇공주시 인구 10년간 10% 줄었지만... 애터미 경제 파급 효과 2400억원

공주시 인구는 2014년 약 11만3600명에서 지난해 약 10만2100명으로 10.1%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주시는 애터미를 지역 내 최고 효자 기업으로 꼽는다. 애터미 본사를 찾는 전 세계 회원들의 규모만 연간 추산 50만 명에 달한다. 애터미에서 실시하는 교육과 세미나를 듣기 위해 공주시에 많은 인원이 매년 방문하는 것이다. 애터미 측에 따르면 이들 방문객이 1인당 평균 15만원(교통비, 식비, 숙박비, 쇼핑 등 포함)을 공주에서 쓴다고 가정하면 연간 750억원 소비가 나오고, 이 경우 경제적 파급효과는 최대 2400억원에 달한다.

공주시로서는 애터미의 이전이 세수 확보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애터미가 공주시에 납부한 지방세만 지난해 기준 누적 220억원에 달한다. 공주시 기업 중 지방세 납부 규모 1위다. 사회공헌을 중시하는 기독교 기업인만큼 애터미는 공주시 취약계층을 위한 기부도 이어오고 있다. 2013년 이전 이래 2022년까지 공주, 충남, 세종시 관내 기부 금액만 6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엔 전체 누적 기부금이 1000억원을 넘겼다.

공주시 관계자는 “애터미는 공주시 세수 측면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최고의 효자 기업”이라면서 “공주시가 유네스코 유적지가 많아 개발이 어려운 동네인데 매출 2조원이 넘는 회사가 지역경제 한 축을 담당해 주고 있어 든든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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