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팬데믹엔 백신접종 어떻게?…"수학 계산해봐야죠"[인터뷰]
코로나19 당시 백신접종 계획 수립
"팬데믹시, 무증상 환자 집중 중요"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확진자를 예측하고, 효과적인 코로나 백신 접종 정책을 수립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있다. 정부 정책 담당자도, 의료계 전문가도 아닌 수학 전문가인 숭실대학교 수학과 심은하 교수 이야기다.
심 교수는 코로나19 당시 수학을 이용해 전망치를 내놓는 연구에 참여했다. 코로나19 확산 예측 모델을 만들고, 코로나19 최적 백신접종 계획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확진자가 매일 얼마나 발생하고, 정점은 언제가 될 것인지 등을 수학을 통해 구현했다.
최근 뉴시스와 숭실대학교에서 만난 심 교수는 “감염병에 있어서 수리모델링은 수리적으로 확산 현상을 수학 공식으로 예측하고, 이를 시뮬레이션해 정책 등 효과를 비교·분석할 수 있다”며 “예전에 미국에서 교수로 있을 때 신종플루가 확산했는데, 이때 초·중·고 학교를 다 닫아야(폐쇄) 하는지, 몇 주간 얼마나 닫아야 가장 효과적인지 등과 같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국 정부에 조언해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수리모델링으로 본 면역증강 인플루엔자 백신, 효과 훨씬↑
심 교수는 앞서 영국 예일대 박사과정 당시 장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인 로타바이러스 백신 경제성 평가에도 참여한 적이 있다. 당시 로타바이러스 백신 가격이 굉장히 비쌌기 때문에 영국 정부는 이를 필수접종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심 교수는 “이 비싼 백신을 필수접종에 포함했을 때 과연 비용 대비 효과가 어떻게 되는지를 미리 예측했었고,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향후 발생할 의료비용 대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에 따라 영국 정부는 이를 필수접종에 포함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이 같은 정책적 결정을 할 때 수리모델링을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최근에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관련한 경제 효과성 연구를 진행해 논문을 발표했다. 노인층을 대상으로 현재 필수 접종되는 인플루엔자 백신 대신 비싸지만 예방 효과가 높은 면역증강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았을 때 경제적으로 얼마나 더 효과가 있는지를 분석한 연구다.
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노령층을 대상으로 현재 접종되고 있는 백신을 면역증강 백신으로 대체했을 때 비용 효과적인 측면에서 어떤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지 예측한 연구였다”며 “그 결과,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발생되는 노인층에서의 합병증, 입원, 사망 등을 고려할 때 면역증강 백신 접종이 비용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노인층에서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은 매우 높은데 비해 합병증 및 입원,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고령층은 면역 노화로 백신의 효과가 제한되고, 독감 예방에 필요한 면역 반응을 충분히 얻기 어려울 수 있어 공중보건적 측면, 중장기적인 경제적 측면 모두를 고려하면 면역증강 백신의 우선 접종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다음 팬데믹, 정책 방향에 따라 결과 비교·분석이 훨씬 유용
심 교수는 “바이러스를 계속 추적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바이러스가 어떤 쪽으로 변화하고 있고, 진화하고 있는지를 추적해야 하고 장기적인 안목의 연구를 통해 정책에 실제로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 한국의 높은 인구밀도·대중교통 이용량 등 특성에 맞춰 백신의 직접효과 및 간접효과를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전염병 발생 초기에 확산세를 잡거나 확진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증상 환자에 집중해야 한다”며 “무증상 환자들은 본인이 감염된 줄 모르기 때문에 손을 쓰기가 어려워 백신을 선제적으로 접종한다던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확진자가 많아지면 하는 것이 아니라 증가세가 가팔라지는 시작점에서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수리모델링은 정책 방향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비교·분석하는 것에 훨씬 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 쪽으로 방향이 잡혀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심 교수는 “수리모델링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는 확진자를 예측하는 것에 너무 집중돼 있는데, 사실 수리모델링 과학자들은 그것만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 방향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비교·분석하는 것에 훨씬 더 능력이 있고, 모델링 자체도 그 쪽에 훨씬 유용하다”며 “정책에 대한 효과를 미리 예측해서 정책을 어떻게 바꾸면 더 좋은 효과가 나올지에 대한, 보다 더 선제적인 방향으로 수리모델링이 이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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