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무역흑자 역대 최대…'트럼프 리스크'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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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대(對)미국 무역흑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미 무역 호조가 한국 경제 성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자칫 통상압박의 빌미가 되리란 우려도 나온다.
문제는 올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이 유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약탈'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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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제치고 韓 최대 수출·흑자 상대국으로 부상
"동맹국 '약탈' 가만두지 않을 것" 트럼프 압박 예고
"美정책 부응한 투자로 일시 증가" 韓 대응마련 부심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올 상반기 대(對)미국 무역흑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미 무역 호조가 한국 경제 성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자칫 통상압박의 빌미가 되리란 우려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미 수입은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대미 수출이 빠르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올 상반기에도 수출은 643억달러로 16.8% 늘어난 반면 수입은 356억달러로 3.2% 줄었다. 올 상반기 대미 수출이 빠르게 늘며 대중국 수출(634억달러)도 앞서 있다.
자동차 대미 수출액이 28.9% 늘어난 190억달러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반도체(45억달러)와 자동차부품(41억달러), 석유제품(27억달러), 컴퓨터(18억달러), 배터리(16억달러), 기타 기계류(15억달러), 원동기 및 펌프(12억달러) 등 많은 주요 업종 수출이 늘고 있다.
한국 주력 제품의 현지 시장 경쟁력이 높아진 것을 비롯해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공급망 재편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비롯한 자국 중심의 통상정책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이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와 주요 인프라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한 것도 한국 수출기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올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이 유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약탈’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자국 자동차 산업을 지키겠다며 “다른 나라들이 와서 우리 일자리를 뺏어가고 우리나라를 약탈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한국, 일본, 독일 등을 겨냥하듯 “동맹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이 오랫동안 우리를 이용해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미국 관점에서도 우리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증가 흐름은 두드러진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까지만 해도 미국의 10대 무역 적자국에도 포함되지 않았으나, 2022년 9위(439억달러)로 올라섰고 지난해 8위(514억달러)가 됐다. 올 1~5월엔 7위(285억달러)로 한 단계 더 올랐다. 중국, 멕시코,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일본 다음이다.
정부와 기업, 경제단체도 총격 암살 미수 사건을 계기로 대세가 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통상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상 당국은 이미 늘어난 대미 흑자의 상당 부분이 미국의 공급망 정책 재편에 부응한 우리 기업 대미 투자 확대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전략 아래 미국 행정부는 물론 트럼프 캠프 측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실제 투자 유발형 수출로 볼 수 있는 기타 기계류 대미 수출(15억달러)은 전년대비 239.4%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미 흑자가 늘어나기는 했으나 이중 상당 부분이 우리 기업의 미국 정책에 호응해 대미 투자 확대하면서 초기 투자에 필요한 기계나 설비를 수출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이는 일반적인 상품 수출 확대와 달리 미국 공급망 확충과 경제안보 강화에 기여하는 점을 미 당국에 꾸준히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 대선이 가까워진 만큼 정부뿐 아니라 정책 유관기관이나 고위급 인사, 재계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우리 입장을 알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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