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만 텃밭이냐"…해외건설 유럽으로 방향 전환
폴란드·불가리아 등 유럽 원전 건설 추가 수주 총력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한국수력원자력 등 '팀코리아'가 24조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해외 건설 수주가 중동에 쏠린 상황에서 유럽 원전 시장 발판이 마련되면서 건설업계 또한 추가 수주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을 포함한 '팀코리아'는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업은 체코 두코바니 5·6기 등 신규 원전 2기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24조원대로 추산된다. 내년 계약을 체결한 후 2029년 착공해 2036년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본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원전 시장의 강자 중 한 곳인 프랑스를 제치고 유럽 원전 시장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하게 된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카라 원전 4기 수주에 이어 15년 만에 첫 원전 수주다.
유럽 원전 시장 진출 청신호가 켜지면서 올해 해외 수주 목표 달성에도 더 가까워졌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55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172억9000만 달러보다 약 10% 줄었다.정부가 제시한 올해 목표 수주액 400억달러의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북미·태평양 시장 수주 부진이다. 지난해 수주 비중 31%로 중동(3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북미·태평양 수주액은 지난해 상반기 50억5900만 달러에서 올해 22억7400만 달러로 급감했다.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늘어난 국내 제조사 공장 수주가 올해 상반기에는 주춤한 탓이다. 2021년 9억4000만 달러 수준이던 국내 제조업체의 미국 공장 발주액은 2022년 29억4000만 달러, 지난해 91억2000만 달러로 늘었지만 올해는 21억6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그에 반해 중동에서는 전쟁 위기 속에서도 대규모 수주가 나오면서 거래 규모가 늘었다. 지난 4월 삼성E&A(삼성엔지니어링)·GS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발주한 총 73억 달러 규모 공사를 수주한 덕이다. 이에 더해 카타르 알 샤힌 유전 고정식 해상플랫폼(11억5000만 달러), 사우디 SEPC 에틸렌 플랜트(5억 달러), 아랍에미리트(UAE) 아즈반 태양광 발전(1억9000만 달러) 등을 수주했다.
여전히 본 계약까지 상당 기간이 남았지만 업계에서는 유럽 내에서 원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유럽 시장에 발판을 마련했다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방안으로 원전 도입을 계획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이미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2022년에 폐쇄 예정이던 원전의 수명을 연장했고 네덜란드의 경우 원전 2개를 새로 짓기로 했다. 또한 영국과 폴란드, 튀르키예, 슬로베니아 등이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 또한 유럽 원전 수주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한수원과 함께 팀코리아로 체코에 이어 폴란드 원전 수주를 노리고 있다. 퐁트누프 지역에 PWR(가압형 경수로) 2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대우건설은 지난해 10월 폴란드에 지사를 설립하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슬로베니아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장 건설 사업과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3,4호기 신규 건설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슬로베니아와 루마니아 건설 사업은 아직 가시적인 단계가 아니"라면서 "폴란드 원전 사업은 '팀코리아' 일원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불가리아 코즐루두아 원전 입찰자격심사(PQ)를 단독으로 통과하며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사업은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에 대형원전 2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프로젝트로 총 공사비가 9조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불가리아 원자력 유관기관과 업무협약 체결하고 협력사 미팅을 진행하는 등 사업 성공을 위한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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