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때 ‘집값’ 안 보태준 게 그렇게 잘못인가요?” 女의 신세 한탄
글쓴이 女 “결혼할 때 남편이 청약 당첨된 집, 본인 돈이랑 시댁서 보태줘서 장만”
“저는 결혼 준비하는데 필요한 비용들 대략 5000만원 정도 써…은근히 무시하는 느낌 받아”
“결혼 준비 비용 훨씬 작게 했다는 부분에 불만 느껴져…기분 나쁘지만 제가 참아야 할까요?”
한 여성이 국내 유명 커뮤니티 중 하나인 '네이트 판'에 결혼 당시 집값과 관련해 신세 한탄을 남긴 글이 뒤늦게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이 여성은 신혼집 마련 자금 문제를 놓고 현재까지 심각한 고부갈등을 빚고 있다고 호소했다.
22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네이트 판에는 "결혼할 때 '집값' 안 보태준 게 그렇게 잘못인가요?"라는 제하의 글이 게시됐다. 이 게시물은 무려 1만3316 조회수를 돌파하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글을 작성한 여성 A씨는 "결혼할 때 남편이 청약 당첨된 집을 본인 돈이랑 시댁에서 보태줘서 집을 장만해왔었어요"라며 "그리고 저는 혼수하고 결혼 준비하는데 필요한 비용들을 냈고 저는 대략 5000만원 정도 돈을 썼어요"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문제는 결혼하고 나서 은연중에 남편이 우리 집에서 결혼할 때 돈 한 푼 안 보태고 본인에 비해서 제가 스펙도 부족하고 결혼 준비 비용도 훨씬 작게 했다는 부분에 대해 살짝 불만이라는 게 느껴지고 은근히 무시하는 느낌을 받았어요…"라면서 "기분 나쁘지만 그래도 제가 참아야 할까요?"라고 회원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그럼 니 수준에 맞는 여자 찾으라고 이혼할 거니까 5000만원 내 놓으라 해요", "못 참으면 어쩌게요…?", "안 참고 이혼하면 되지 않나. 평생 무시당하면서 살게?", "댓글들 봐라…결혼은 끼리끼리라며? 누가 봐도 남편 쪽으로 기운 결혼이었는데 이걸 쉴드 치네. 진짜 한국 여자는 거지근성밖에 없냐?", "그럼 돈을 보태달라고 하던지…미리 말을 해서 반반으로 하고 대출하던지 왜 다 결혼하고 그래…", "그런 걸로 무시하거나 하는 남편 행동이 잘못이긴 한데. 만약 남편이 3~4억하고 글쓴이가 5000만원 해왔는데 양가에 반반하려고 하는 생각도 버려야 함. 남자도 부모님 노후자금 끌어온 거 죄송하고 속상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음", "집을 공동명의로 해준 거 아니면 그냥 입 꾹 닫으라고 하세요. 본인 돈과 본인 부모 돈으로 본인 집산 걸 왜 생색임?" 등의 다양한 반응을 나타냈다.
다른 한 네티즌은 "댓글들이 더 어이없네. 누구에게나 돈은 중요하고 귀한 겁니다. 그리고 남편과 시댁에선 귀한 돈을 님 부부를 위해 아낌없이 주신 거예요. 당연한 거도 아니고. 아들 둔 부모라고 줘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면 님과 형편 때문인지 모르지만 도움을 못준 친정에서는 시댁과 남편에 감사해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고마운 마음도 없고 집은 당연히 남자가 해 와야 하는 거 아닙니다. 그런 님의 태도와 처가의 태도 때문에 남편이 화난 겁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이는 "남편은 안 먹고 안 쓰고 열심히 돈 모았고 시댁은 아들 결혼한다고 안 먹고 안 쓰고 기둥뿌리 뽑아서 혹은 집을 줄여서 결혼했는데 그냥 혼수만 겨우 해온 처가나 와이프는 고마운 줄 모른다? 내가 남편이면 집 처분해서 부모님께 돌려드린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한 회원은 "기분이 나쁘지만 참는 건 그게 틀린 말도 아니지 않나요. 내가 더 해왔다 생색내는 꼴이 우습지만 그게 쓰니(글쓴이)가 선택한 남편이니 뭐 어쩔 도리가 있나요. 한 쪽이 기우는 결혼은 결국은 치사하게 돼 있어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난 반대인 상황인데 결혼할 때 친정에서 돈 보태주고 남편은 모은 돈이 몇 천 정도만 있고. 시댁은 보태줄 돈도 한 푼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내가 모은 돈, 친정 돈으로 집, 혼수 싹 다 했는데 나한테나 우리 부모님한테 고마워하는 기색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게 보이면 짜증나던데ㅋㅋ 염치없는 집구석인가 싶고ㅋㅋ 남편만 보고 결혼한 건데 시부모가 해준 것도 없으면서 간섭하려는 게 보이면 표정부터 썩음. 은연중에 시가 쪽 사람들 무시하게 됨"이라는 글을 적었다.정치권 및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이 심각한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해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파격적인 주거정책을 쏟아내고 있어 관심이다.
하루 임대료가 1000원인 '천원주택', 월 임대료가 1만원인 '만원주택', 시세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반값 전세' 등 주거비용 부담을 대폭 덜어주는 지원책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집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정주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지자체들의 시책이 호응을 얻고 있는 반면, 일각에선 실질적인 출산율 제고 효과로 이어지려면 주거에만 국한된 지원책이 아니라 일자리와 보육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특히 이같은 '현금성 지원' 확대가 지자체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이뤄질 경우 지방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포퓰리즘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정부가 지난 16년 간 28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 저출생 대응 정책을 시행했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인 0.72명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현금성 지원의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결혼정보회사 가연이 결혼 1~5년차 기혼자를 대상으로 조사 및 발표한 '2024 결혼비용 리포트' 발표(조사기간 1월 16~18일·조사대상 결혼1~5년 차 기혼자 1000명·조사방법 오픈서베이·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0%p)에 따르면, 혼수에 든 평균비용은 약 2600백만원 선으로 나타났다.
총 결혼 비용 평균은 약 3억474만원으로, 집값을 제외하면 약 6300만원 정도 든 것으로 집계됐다.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혼집은 2억4176만원으로 전체 약 79%에 달했다.
응답자들 중 부모님 댁에서 함께 거주하거나, 사택·관사 등을 제공받은 경우는 '0원'으로 표기했다. 혼수용품은 평균 2615만원으로, 응답은 기존에 사용하던 것을 합해 비용이 들지 않은 0원부터 최대 5억원까지 조사됐다.
예단은 566만원, 예물은 530만원이었고, 이른바 '스드메'로 불리는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패키지는 평균 479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예식장 비용은 평균 990만원으로 회사·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예식장부터 호텔 예식장까지, 0원부터 1억원 이상의 폭 넓은 답변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연 관계자는 "예전에는 몇 가지만 준비돼도 결혼을 했다면, 요즘은 많은 것을 갖춘 후에 결혼하려는 인식이 강해졌다"면서 "비용은 어디까지나 평균치이며, 실제 신혼집과 혼수, 예식장 등에서 큰 지출 없이 진행한 경우도 많았다. 물가가 상승하고 예산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나, 모든 형식을 갖추기보다 결혼 당사자인 예비 신랑신부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안으로 준비하고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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