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내 압박에 완주 고집 꺾었다…대선 불확실성 커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한국시간 22일 오전 3시 경) 민주당 대선후보에서 자진 사퇴하면서 미 대선이 다시 한번 격랑에 휩싸였다. 대선 TV 토론 참패로 인지력 저하 논란이 본격화되면서 당내 후보교체론이 부상한 지 약 3주 만이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신이 관두라고 하면 사퇴하겠다”며 강력한 대선 완주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상하원 지도부에 이어 자신의 최대 우군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원로 그룹의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사퇴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 당내 사퇴 압박에 대선 완주 고집 꺾은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트위터에 직접 서명한 사퇴 선언문을 올리며 재선 도전을 멈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언문에서 “후보직을 사임하고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직무에 전념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가장 이익이 되는 일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공식 지명을 한 달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하게 됐다. 지난해 4월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 지 1년 3개월 만이다.
올해 82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을 선언했을 때부터 고령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제기됐다. 민주당 내 대선 후보 교체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27일 대선 TV토론에서 해외 순방으로 인한 피로와 감기 등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 속에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본격화됐다. 선거를 앞둔 경합지역 의원들을 시작으로 확산된 바이든 대통령 사퇴 공개 촉구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인터뷰와 기자회견으로 상황 반전을 시도하며 대선 완주 의지를 꺾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햇갈리고,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소개하는 등 계속해서 우려를 키웠다.
특히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둔 13일 유세에서 총기 피습을 당하고도 피를 흘리며 주먹을 치켜들고 “싸우자(fight)”를 외치면서 지지층에 강인한 인상을 남기면서 고령 리스크에 휩싸인 바이든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공화당 전당대회에 대응하기 위해 ‘맞불유세’로 기획한 네바다주 유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당내 사퇴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주요 후원자들의 기부가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당 안팎의 비판에 ‘방패 역할’ 해온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이 사퇴 요구에 가세한 건 바이든 대통령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 ‘조기 레임덕’ 맞은 바이든, 대선 불확실성 더 커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선 후보에서 자진 사퇴하면서 “내년 새 대통령에게 권력을 넘길 때까지 대통령의 책임을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기 레임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1968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 이후 56년 만이다.
특히 대선이 107일 남은 가운데 대선 후보가 사퇴하면서 민주당은 물론 행정부에서도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만큼 국정 공백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화당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자진 사퇴 절차에 대한 법적 문제 제기와 함께 건강 문제에 대한 집중 공세에 나섰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로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저하가 확인된 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도 조기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는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유권자들의 선택을 무시한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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