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후티에 보복” 예멘 본토 직접 공격… 확전 우려 커져
예멘 항구 유류탱크-발전시설 공습
후티측 “최소 3명 사망-87명 부상”
하마스-헤즈볼라 이어 전선 확대
이스라엘, 후티반군 보복 타격… 불타는 예멘 정유시설 20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이 예멘 후티 반군이 장악한 항구 도시 호데이다를 공습해 유류탱크 등 정유시설이 불타고 있다. 전날 후티 반군이 무인기(드론)로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이다. 이스라엘이 후티 반군의 주요 장악 지역을 대규모로 공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호데이다=AP 뉴시스 |
이스라엘군이 F-15와 F-35 전투기들을 동원해 친(親)이란 무장단체인 예멘 후티 반군의 장악 지역을 20일 전격 공습했다. 전날 후티 반군이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이스라엘의 제2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텔아비브를 공격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데 따른 보복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후티 반군을 예멘에서 직접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후티 반군은 반(反)이스라엘 무장단체인 헤즈볼라(레바논)와 하마스(팔레스타인 가자지구)처럼 이란의 후원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이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뒤 하마스, 헤즈볼라와 계속 충돌 중인 상황에서 약 2000km 떨어진 예멘의 후티 반군에 대한 직접 공격에 나섬에 따라 이스라엘과 반이스라엘 진영 간의 전쟁이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티 반군은 21일 탄도미사일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또 한번 감행했다.
● 이스라엘군, 첫 예멘 영토 타격
이번 이스라엘군의 보복 공격은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 후 하루 만에 단행됐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19일 오전 3시 12분경 텔아비브 서쪽에서 날아온 드론 1기가 한 아파트 건물에 충돌해 폭발했다. 아파트에 거주하던 5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최소 10명이 다쳤다. 당시 예멘 후티 반군은 성명을 통해 “우리가 텔아비브에 드론을 쐈다”고 공격 사실을 인정했다.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보복 뒤 후티는 이스라엘 남부 에일라트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영공 밖에서 요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을 멈출 때까지 우리도 공격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후티 반군은 홍해와 아덴만 일대에서 미국,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공격해 왔다. 이스라엘 남부 항구도시 에일라트 인근에서 드론 공격을 벌였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 “이스라엘군, 통제 범위 확대”… 커지는 확전 우려
이번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이스라엘군의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날 공격에 사용된 드론은 ‘사마드-3’으로 2000km 이상 비행할 수 있도록 개량된 무기다. 드론은 이집트 영공을 우회한 뒤 저고도로 비행하며 레이더 추적을 피해 텔아비브를 겨냥했다. 이스라엘군은 약 6분간 드론을 추적했는데 격추에 실패했다.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과 직접적인 충돌이 이어지며 이스라엘의 전선은 더욱 넓어지고 부담도 커지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후티의 텔아비브 공격은 이스라엘이 억제해야 할 위협의 범위가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하마스, 헤즈볼라와 대치 중인 상황에서 후티 반군까지 대응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란이 단기간에 핵무기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19일 미 콜로라도주 애스펀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란이 핵무기를 위한 핵분열 물질 생산에 걸리는 시간은 최소 1년이 아니라 1주나 2주 정도일 것”이라며 “아직 이란이 핵무기를 생산하진 않았으나 핵분열 물질, 폭발 장치를 모두 합치면 핵무기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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