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말 또 오물풍선 날려… 軍, 확성기 모든 전선 확대

양지호 기자 2024. 7. 22.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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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에 ‘리일규 탈북’ 담고
“지옥 같은 삶에서 탈출하라”
21일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 우리측 초소에 설치된 대북확성기를 통해 대북방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이날 오전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는 올해 들어 9번째다. 우리 군은 서부·중부·동부전선에 배치된 고정식 확성기를 릴레이식으로 돌아가며 제한적으로 방송하며 대응해오다 이번에 전방 지역 모든 확성기를 동시에 가동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뉴스1

북한의 연이은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우리 군이 21일 전방 모든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틀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21일) 오후 1시부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 전선에서 전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이날 오전 또다시 오물 풍선을 내려보낸 데 대한 대응이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는 올해 들어 아홉 번째다.

합참은 장마철 집중호우 중 북한이 오물 풍선을 또다시 살포한 지난 18일부터 최전방 지역 확성기 가동을 재개했다. 군은 이후 서부·중부·동부 전선에 배치된 고정식 확성기를 전선별로 릴레이식으로 돌려가며 방송했다. 하지만 21일 오후 1시부터는 전방 지역의 모든 전선에서 확성기를 동시에 가동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군은 고정식 외에도 이동식 확성기도 일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집중호우로 인해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도 심대한 피해가 있는 상황에도 북한군은 저급하고 치졸한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자행하는 전선 지역에서의 긴장 고조 행위는 북한군에 치명적 대가로 돌아갈 수 있으며, 사태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정권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이날 북한의 오물 풍선은 360여 개가 살포됐으며, 이 중 110여 개가 경기 북부와 서울 등 우리 지역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화문 광장에 떨어진 北 오물풍선 추정 내용물 - 2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횡단보도에 북한 오물 풍선에 실려온 것으로 보이는 종이가 떨어져 있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는 올 들어 아홉 번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서부·중부·동부 전선 전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장련성 기자

군 관계자는 “오물 풍선뿐 아니라 북측 비무장지대 내부 지뢰 매설과 불모지 작업, 수차례 반복됐던 군사분계선 월선 등도 고려해 확성기 전면 가동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며 “향후 북한 동향에 따라 강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했다.

군은 대북 확성기를 통해 리일규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 참사 등 북한 외교관의 탈북 행렬을 언급하며 북한 체제를 비판했다. 북한군의 지뢰 매설 작업에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을 언급하면서는 “지옥 같은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라”고도 했다. 북한 주민의 한국 드라마 시청은 엄벌하면서 자신은 미국 NBA 경기 시청을 즐기는 김정은의 ‘내로남불’에 대한 지적도 방송에 담겼다고 한다.

북한은 일부 전선에서 대남 확성기로 추정되는 구조물을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군 일각에서는 대북 확성기에 이어 대북 전광판 및 대형 스크린을 통한 동영상 상영 등을 통해 심리전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대북 확성기는 대남 확성기 가동 시 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아 효과가 떨어지고는 했다”며 “북측이 방해하기 어려운 문자 형태(전광판)나 과거 논의가 나왔던 대형 컬러 스크린 설치를 통한 심리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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