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화문광장, ‘대한민국 상징’ 고견을 주세요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 2024. 7. 2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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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이 2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관련 브리핑에서 '태극기 게양 100m 높이 대형조형물'과 '꺼지지 않는 불꽃' 설치를 발표하고 있다. 2024.6.25 /연합뉴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국가적 상징물을 설치하려는 구상을 밝힌 이후 찬반 의견을 비롯한 다양한 논의들이 있고, 우려를 표시하시는 말씀들도 있어 의견을 경청하고자 한다.

서울시는 국가 상징 공간과 조형물에 대한 역사성, 의미 등을 먼저 설명하고 국민 동의를 얻었어야 했다. 선후가 바뀌었기에 지적하시는 말씀은 지나치지 않다. 시설물에 대한 개요와 규모 등 기술적인 면을 먼저 내놓아 비난을 자초한 측면이 있어 늦었지만 서울시가 왜 이런 계획을 하게 됐는지 설명드리고자 한다.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은 국민소득 3만5000달러의 경제권 10위에 이르고 반도체 강국으로 세계를 석권하고 있다. 이때 우리의 오늘이 어디에서 있었는지를 돌아볼 시점이라고 서울시는 판단했던 것이다.

그 대한민국은 세계 21국이 정규군을 모아 지켜낸 나라다. 6·25전쟁에서 국군 13만7000명이 전사했다. 유엔군은 4만732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고,15만여 명이 다치거나 실종됐거나 포로로 잡혔다. 이분들이 피 흘려 대한민국을 지켜냈고, 우리는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고마움을 표시할 상징 공간을 조성하고자 한 것이다.

74년 전 참혹한 전쟁이 벌어지던 도중 잃어버린 서울을 되찾았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도 있었다. 1950년 9월 28일 새벽, 서울의 중앙청에 국군이 인공기를 내리고 태극기를 다시 게양하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세계인들이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이런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에 국가의 대표 상징인 태극기를 상징하고 6·25전쟁에 참전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꺼지지 않는 불꽃을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자유를 쟁취하고자 자신을 희생한 분들을 기억에 새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광화문광장에는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동상이 있지만 이분들은 우리 역사이지 국가 정체성은 아니기에 필요성을 설명드리는 것이다.

역사를 소중히 하는 국가들은 대표적인 광장에 역사를 기념하는 상징물을 조성한다. 프랑스 파리의 상젤리제 거리의 서쪽 끝, 샤를 드 광장에는 개선문이 있다. 나폴레옹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고, 프랑스 대혁명 및 나폴레옹 전쟁에서 싸운 프랑스 군인을 기리기 위한 상징물이다.

독일 베를린의 파리저 광장에 위치한 브란덴부르크문은 독일 통일과 평화의 상징이다. 이렇게 넓은 광장에 상징물을 만드는 이유는 그 자체가 스토리인 데다, 동시에 훌륭한 관광자원이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에도 태극기와 함께 21개 참전국 국기가 함께 표현돼 있다면 우리는 ‘자유와 평화를 지켜낸 희생자들과 그들을 보내주었던 국가를 기억한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고, 더구나 게양대 주변에 세울 미디어 벽에 참전국 희생자들의 명단을 365일 표출해 각국에서 찾아온 이들과 교감하려는 의미였다. 이 역시 다른 표현 방식이 있다면 의견을 듣고자 한다.

이런 역사적 의미를 광화문광장 디자인을 훼손하지 않고도 표현할 수 있을 디자인이 무엇인지, 누구나 부담감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적절한 높이로 창조적인 조형물을 세울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으는 중이다.

또한 서울시는 반드시 높은 국기 게양대를 고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높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징과 의미가 중요하며, 애국가, 무궁화 등 다른 국가적 상징으로도 대안으로 제시해 주면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겠다” 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서울시 사이트에 의견을 낼 수 있는 공식 창구가 개설되어 좋은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비판·우려하는 의견뿐 아니라 동의하는 의견까지 충분히 반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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