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콘텐츠 협업①] 韓 배우에 日 감독…함께 만드는 드라마·예능
배우·제작사·감독 등 다양한 형태로 협업하는 드라마
한일 대결 형식으로 협업하는 예능도 쏟아져
한국과 일본 사이 대중문화 교류가 활발해지며 콘텐츠 제작에도 국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양국의 제작사, 플랫폼, 감독, 스타들이 섞여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에 한일 합작의 구체적인 사례와 이러한 흐름이 생겨난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 | 공미나 기자]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일본 대중문화 개방 정책을 추진한 지 26년이 지났다.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서로의 대중문화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며, 콘텐츠 제작에도 한일 협력 시대가 열렸다. 방송가에는 드라마, 예능 등 부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한일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주목받은 사례는 배우 채종협이 출연한 일본 TBS 드라마 '아이 러브 유'다. '아이 러브 유'는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 모토미야 유리(니카이도 후미 분)가 한국인 유학생 윤태오(채종협 분)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작품에는 한국인 배우 외에도 한국인 스태프가 이 드라마 제작에 참여했다.
채종협은 역할에 맞게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가며 대사를 소화했고, 극 중에는 한국 음식을 비롯해 여러 한국 문화가 등장했다. 이 작품은 채종협은 '아이 러브 유'를 통해 일본 현지에서 '횹사마'로 불리며 스타로 떠올랐다.
채종협에 이어 배우 한효주 옥택연 등이 일본 드라마 출연을 알렸다. 한효주는 일본 넷플릭스 시리즈 '로맨틱 어나니머스'에 출연한다. 한효주가 일본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일본 톱스타 오구리 슌과 멜로 연기를 펼칠 계획이다. 이 작품은 국내 용필름이 기획하지만 일본 넷플릭스가 투자한다.
옥택연 역시 일본 넷플릭스 시리즈 '소울 메이트' 출연을 확정 지었다. '소울 메이트'는 모든 것을 버리고 일본을 떠난 류(이소무라 하야토 분)가 우연히 외국의 교회에서 요한(옥택연 분)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되고, 이후 불투명한 미래에 흔들리던 두 사람이 베를린, 서울, 도쿄를 배경으로 10년의 시간 동안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고 위로해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옥택연은 한국인 복서 황요한 역을 맡는다. 일본 배우 이소무라 하야토가 상대역으로 출연한다.
이세영이 출연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는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가 출연한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 분)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 분)의 사랑 후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 드라마다. 국내 작가 공지영과 '냉정과 열정 사이'의 츠지 히토나리가 공저한 소설이 원작이다.
KBS2는 다음 달 14일 일본 영화계 거장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이 연출을 맡은 드라마 '완벽한 가족'을 선보인다. 동명의 한국 웹툰이 원작으로 배우 김병철 윤세아 박주현 김영대 등이 출연한다.
국내 콘텐츠 기업들도 일본과 적극적으로 손잡고 있다. 중앙그룹 계열사인 스튜디오 SLL중앙은 지난 5월 17일 일본 TV아사히와 콘텐츠 비즈니스 분야 MOU를 체결했다. TV아사히는 일본의 민영 방송사로 '도라에몽' '짱구는 못말려'등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등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TV 아사히는 SLL 제작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롯폰기 클라쓰'로 리메이크하며 인연을 맺어 콘텐츠 비즈니스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확대하겠다 밝혔다.
CJ ENM은 앞으로 3년간 일본 지상파 방송사 TBS와 3편 이상의 지상파 드라마와 2편의 영화를 함께 만든다고 지난 5월 10일 밝혔다. CJ ENM은 "공동제작 드라마는 TBS채널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고, 최소 1편 이상의 드라마는 내년 TBS 골든타임 편성이 이미 확정됐다"고 알렸다. TBS그룹은 TBS TV, TBS 스파클, THE SEVEN 등 콘텐츠 제작사 여러 곳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서 흥행한 'VIVANT'·'Eye Love You'·'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등 드라마, 극장판 'TOKYO MER ~달리는 응급실~'·'라게리에서 사랑을 담아' 등을 제작했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도 한일 합작이 활발하다. TV조선은 '미스터트롯' 시즌3와 함께 일본판 제작 소식을 최근 알렸다. 앞서 TV조선은 '미스터트롯3' 론칭을 앞두고 일본 대형 엔터사 요시모토 흥업과 MOU를 체결했다. 또 지난 5월 22일에는 TV조선 자회사 TV조선E&M이 일본 NTT도코모 스튜디오&라이브와 이 '미스터트롯' 일본판 제작을 위한 계약 체결식도 진행했다.
이에 앞서 MBN은 '한일가왕전'과 '한일톱텐쇼'를 방송했다. 두 프로그램 모두 TV조선에서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시리즈를 기획했던 서혜진 PD의 크레아스튜디오가 제작하는 예능이다. 지난 4월 2일부터 5월 7일까지 방송된 '한일가왕전'은 MBN '현역가왕'과 일본 '트롯걸즈재팬'을 통해 선발된 톱7이 대결을 펼친 프로그램이다. 이후 이 프로그램의 확장판으로 지난 5월 28일부터 '한일톱텐쇼'가 방송되고 있다. 아울러 크레아 스튜디오는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의 연애를 관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혼전연애'도 8월 말 MBN에서 론칭한다.
크레아스튜디오는 '한일톱텐쇼'를 선보이며 "'한일가왕'을 통해 이름도 몰랐던 일본 가수들과 일본 가요들이 100만 뷰를 쑥쑥 넘길 정도로 큰 반응을 얻는 등 한일 가요가 한 프로그램 안에서 다뤄진다는 것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KBS2 '개그콘서트'는 일본 개그맨과 합동 공연을 펼친다. 이는 '개그콘서트' 25년 역사상 처음 해외에서 선보이는 공연이다. 해당 공연 역시 요시모토 흥업과의 협업이다. 오는 9월 5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공연장 제프 하네다에서 '개그콘서트 in JAPAN'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한일 코미디 대항전 포맷으로 진행되며, 9월 중 KBS2에서 방송된다.
한국과 일본의 콘텐츠 협업이 늘어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한국과 일본은 서로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인식된다. 한 방송 관계자는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일본 배우나 창작들이 한국 시장에 관심이 높다. 반대로 일본 팬들은 스타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한국 스타들이 활동하기 좋은 나라"라고 말했다.
한국 콘텐츠 시장의 침체도 협업이 늘어나는 배경 중 하나다. 관계자는 "국내 콘텐츠 업계가 투자도 줄고 많이 힘들다. 방송사나 제작사들이 판을 키우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일본의 경우 지리적으로 가깝고 향유하는 문화도 비슷해서 공동 제작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한일 협업은 당분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관계자는 "활발한 문화 교류로 양국 심리적 장벽이 더욱 낮아지며 앞으로 협업 사례가 더욱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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