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21] 파리 올림픽
128년의 역사를 이어 온 올림픽은 지구촌 최대의 축제로서 숱한 영웅 서사들을 탄생시켰다. 올림픽의 금메달은 ‘신이 허락하는 선물’이라고 하지만, 금메달보다도 더 큰 명예와 영광이 있다면 그것은 ‘페어 플레이 정신’일 것이다.
제국주의와 냉전 시대엔 ‘스포츠 국가주의’가 올림픽을 지배했고, 아직도 금메달 지상주의가 잔존하고 있다. 하지만 성숙한 세계 시민들의 관심은 ‘최선을 다하지만 경쟁자들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감동’에 점점 방점을 두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더러운 승리보다 아름다운 패배가 오래도록 우리 가슴을 울리는 법이다.
1932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에서 영국의 펜싱 선수 주디 기네스는 결승전에서 놀라운 페어 플레이 정신을 보여준다. 그는 자신이 앞서 가는 상황에서 상대편인 오스트리아의 엘렌 프라이스의 두 번의 공격이 점수로 인정되지 않았다고 심판에게 알려 은메달에 머문다. 전자 판정 장비가 도입되기 훨씬 전 일이다.
52년 뒤 같은 도시의 올림픽 유도 95kg 이상급 결승전에서 이집트의 무함메드 라슈완은 유도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며 203연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남기게 되는 일본의 유도 영웅 야마시타 야스히로를 만난다. 하지만 야마시타는 예선 때 입은 다리 부상으로 걷기조차 힘든 상태였다. 라슈완은 끝까지 상대편의 부상당한 다리를 공격하지 않고 누르기 한판패를 당하고 만다. 이 패배 또한 승리보다 위대한 패배로 역사에 남게 된다.
이제 위대한 스포츠 이벤트의 단골 레퍼토리가 된 이 노래에서 영국의 록밴드 퀸은 이렇게 노래한다. “끔찍한 실수들도 몇 번 있었고/온갖 고생도 겪었지만/난 모두 극복해 왔어/그래서 우린 승리자들이야, 친구들이여/우린 끝까지 싸울 거니까(And bad mistakes I’ve made a few/I’ve had my share of sand kicked in my face/But I’ve come through/we are the champions, my friends/And we’ll keep on fighting till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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