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로 돌아간 듯”… IT대란에 美서 손그림 일기예보 등장

정아임 기자 2024. 7. 2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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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캐스터 프레스턴 도니언이 자신이 직접 그린 지도로 일기예보를 전하고 있다./X(옛 트위터)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인한 ‘IT 대란’으로 미국의 한 방송국에서는 손으로 직접 지도를 그린 일기예보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레딩에 있는 CNN 제휴사 KRCR은 전날 시스템 오류로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 방송국에서 2022년 6월부터 근무하고 있는 기상 캐스터 프레스턴 도니언은 “회사에 출근해서 보니 날씨 그래픽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보통 날씨 뉴스를 전할 때는 크로마키(그린 스크린) 배경 앞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지역별 날씨를 전한다. 하지만 당시 도니언이 출근했을 땐 시스템 오류로 날씨 그래픽을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도니언은 날씨 예보 방송을 위해 위해 팀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도니언은 아이패드 화면을 띄우거나 숫자를 읽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고 효과적이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이에 방송을 시작한 지 약 45분 후에 도니언은 펜으로 캘리포니아 지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캘리포니아 지리에 익숙해지기 위해 참고용으로 저장해 둔 지도가 있었다. 도니언은 “요약이 적힌 종이 뒷면에 작업을 하러 갔을 뿐이고, 그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방송을 무사히 마친 도니언은 CNN에 “컴퓨터 기술 없이도 시각적 자료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재밌었다”고 밝혔다. 이 방송을 본 한 시청자는 “이런 복고적 접근 방식으로 종이 지도와 자석 등을 이용했던 1970년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도니언은 19일 해당 방송 영상을 X(옛 트위터)에 공유했다. 그는 “정전 때문에 정말 엄청난 아침이었다. 아마도 지금껏 가장 대충 만든 예보일 것”이라고 남겼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찬사를 보냈다. 네티즌들은 “정보를 알려줘서 고맙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CNN의 기상학자 엘리사 라파는 “이 업계에서 30년 이상 일한 베테랑에게 물어본다면 그린 스크린의 마법이 도입되기 전에는 날씨 뉴스가 이런 식으로 전달됐다는 것을 기꺼이 알려줄 것”이라며 “우리가 얼마나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지 놀랍다”고 했다.

한편, 지난 19일 MS의 클라우스 서비스에서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 도중 오류가 발생해 전 세계 곳곳에서 항공·은행·병원 등의 업무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장애는 미국 대형 사이버 보안 기업 ‘크라우드 스트라이크’가 MS의 클라우드 ‘애저’에서 보안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윈도와 충돌을 일으키며 일어났다.

이와 관련 MS는 지난 20일 자사 블로그에 “현재 미국 보안 업체 크라우드 스트라이크의 업데이트가 850만대의 윈도 기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는 모든 윈도 기기의 1% 미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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