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칩 구하려 목숨 걸고 뛰었다”…현대차 ‘세계 톱3’ 오른 결정적 순간

박소라 기자(park.sora@mk.co.kr), 문광민 기자(door@mk.co.kr), 박제완 기자(greenpea94@mk.co.kr) 2024. 7. 2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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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라인을 세울 수 없다.'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을 당시 현대차그룹을 관통한 절대 명제다.

현대차그룹은 생산을 멈출 수 없다는 절박함에 반도체를 구하려 백방으로 뛰었다.

당시 현대차그룹 구매본부장이었던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는 "인피니온이나 NXP 같은 차량 반도체 업체들은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린데다 유럽까지 날아가도 잘 만나주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차량용 반도체 회사 본사가 있는 유럽에 가서 칩 구하기에 직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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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1억대 질주 ◆
코로나 위기때 직접 뛴 정의선
임직원 매주 유럽 날아가 설득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일 인도네시아 생산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현장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 현대차그룹]
‘생산라인을 세울 수 없다.’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을 당시 현대차그룹을 관통한 절대 명제다. 차량용 반도체가 없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모두 생산라인을 멈춰세울 때였다.

현대차그룹은 생산을 멈출 수 없다는 절박함에 반도체를 구하려 백방으로 뛰었다. 당시 현대차그룹 구매본부장이었던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는 “인피니온이나 NXP 같은 차량 반도체 업체들은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린데다 유럽까지 날아가도 잘 만나주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현대차 임직원들은 매주 유럽으로 비행기를 타고 반도체 업체들에 눈도장을 찍으러 갔다. 직접 얼굴을 들이밀며 반도체 100개, 1000개, 1만개를 얻어내기 위해 끈질기게 매달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차량용 반도체 회사 본사가 있는 유럽에 가서 칩 구하기에 직접 나섰다.

그 덕에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당시 미국 GM 공장이 90% 셧다운했을 때 현대차·기아는 35% 수준으로 업계 최저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 ‘미국의 국민차’ 포드를 처음 제친 것도 2021년 5월이었다. 부품난으로 기약 없이 몇달 내내 공장 문을 닫은 포드와 달리 현대차그룹은 며칠 생산을 멈춘 게 전부였다.

이같은 집요한 공급망 관리 덕에 현대차그룹은 팬데믹 기간인 2022년 상반기에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톱3(판매량 기준)을 달성해냈다. 정몽원 HL그룹 회장은 “현대차와 함께 악착같이 반도체를 구하러 다닌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정주영 선대회장의 도전정신,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 정의선 회장의 애자일(agile) 경영이 어우러져 글로벌 3위를 달성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혁신생태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념비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누적 판매 1억대라는 금자탑을 곧 세우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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