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부터 몸 푼 홍건희·이교훈, 3-6에서 올라온 이병헌…두산 불펜 교통 정리 아직 요원한 걸까 [MK시선]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4. 7. 2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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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에 주말 위닝 시리즈를 헌납했다. 팽팽한 흐름 속에서 6회 불펜진이 가동되자 한순간 경기의 추가 기울었다. 불펜 기용 방향성과 더불어 교통 정리가 여전히 요원한 분위기다.

두산은 7월 21일 잠실 LG전에서 3대 6으로 패했다. 2연패에 빠진 두산은 시즌 49승 2무 46패로 리그 4위를 유지했다. 5위 NC 다이노스와 경기 차는 단 1경기로 좁혀졌다.

LG는 2회 말 1사 뒤 김현수의 좌익선상 2루타로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이어 후속 타자 박동원이 최원준의 5구째 139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15m짜리 선제 좌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사진=두산 베어스
사진=두산 베어스
사진=두산 베어스
2회까지 잘 던지던 LG 선발 투수 손주영은 3회부터 조금씩 흔들렸다. LG는 3회 초 2사 뒤 정수빈과 라모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전민재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아 추격을 허용했다.

손주영은 4회 초 선두타자 강승호에게 내야 안타를 내준 뒤 견제 실책을 범해 1사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양석환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아 2대 2 동점이 이뤄졌다. 손주영은 5회 초 조수행과 정수빈에게 각각 사구와 우전 안타를 맞아 1사 1, 3루 위기에 처했다. 이어 후속타자 라모스에게 땅볼 타점을 내주면서 2대 3 역전까지 내줬다.

반격에 나선 LG는 5회 말 선두타자 박해민의 우전 안타와 2루 도루, 땅볼 진루타로 1사 3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홍창기의 유격수 땅볼 타점이 나오면서 3대 3 동점에 성공했다.

기세를 탄 LG는 6회 말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LG는 6회 말 오스틴과 문보경의 연속 안타와 박동원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신민재가 이영하를 상대로 풀카운트 6구 승부 끝에 역전 밀어내기 볼넷을 얻었다. 박해민도 바뀐 투수 홍건희를 상대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이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선 홍창기가 밀어내기 사구로 쐐기 득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8회 초 2사 뒤 상대 실책과 강승호의 좌전 안타로 2사 1, 2루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김재환이 바뀐 투수 유영찬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허망하게 추격 득점 기회를 놓쳤다.

사진=두산 베어스
사진=두산 베어스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은 이날 선발 투수 최원준이 5회까지 70구로 이닝을 끌고 가면서 불펜진의 부담을 다소 줄였다. 두산 벤치는 3회 말 1사 1, 2루 득점권 위기 상황에서 홍건희와 이교훈이 불펜에서 몸을 풀었지만, 결과적으로 상대 이중도루 실패가 나오면서 최원준을 계속 끌고 갈 수 있었다.

두산 벤치는 6회 말 수비를 두고 선택을 내려야 했다. 70구만 던진 최원준을 계속 끌고 갈지가 첫 선택지였다. 두산 벤치는 최원준 대신 이영하를 마운드에 올렸다. 최원준이 앞선 두 타석에서 오스틴을 뜬공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지만, 동점 상황에서 장타력이 있는 오스틴을 염려한 선택으로 보였다.

이영하는 오스틴과 문보경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김현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한숨을 돌렸다. 박동원과 맞대결이 또 하나의 승부처였다. 하지만, 이영하는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두산 벤치는 신민재-박해민-안익훈-홍창기로 이어지는 상대 좌타 라인을 맞이해 좌완 이병헌 투입을 고려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산은 이영하를 그대로 끌고 갔다. 이영하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허망하게 역전을 허용했다. 이제 다음 과제는 한 점 차로 격차를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두산 벤치는 여기서 다시 이병헌이 아닌 홍건희를 투입했다. 홍건희는 박해민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 홍창기에게 밀어내기 사구를 내주면서 아쉬운 결과를 보여줬다.

6회 말 빼앗긴 3점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바꿨다. 두산은 3대 6으로 뒤진 7회 말 뒤늦게 이병헌을 투입했다. 이병헌은 오스틴-문보경-김현수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단 8구로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다시 정리해 두산 벤치는 6회 말 70구만 던진 최원준을 더 끌고 가면서 불펜진 소모를 최소화할지를 두고 내린 선택이 불펜진 조기 투입이었다. 다음은 신민재 타석 때부터 좌완 투입이 아니라 이영하와 홍건희로 끌고 간 선택이 결과론적으로는 패착이 됐다. 그다음은 3점 차로 뒤지는 상황에서 팀 내 최다 등판 기록 중인 이병헌이 7회 말에 올라온 건 등판 순서상 아쉬움이 남는 선택이 됐다.

선발 투수를 길게 끌고 가면서 불펜진 소모를 아낀 건 아니었다. 그렇다고 6회 말 수비 승부처에서 좌완을 포함한 불펜진을 총동원해 역전을 막은 것도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불펜진만 더 소모하면서 역전을 내주고 3점 차로 뒤지는 상황에서 이병헌 카드를 소모하는 그림만 나왔다.

게다가 3회부터 몸을 푼 홍건희와 이교훈은 각각 6회와 8회 마운드에 올랐다. 최지강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이영하를 8회 셋업맨으로 쓰겠다는 벤치 구상이 최근 나왔지만, 이날만큼은 여러모로 불펜 교통 정리마저 안 된 모양새였다. 그렇게 혼돈에 빠진 두산은 올 시즌 일요일 경기 9연패에 빠졌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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