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일대 월세 평균 70만원…교육·취업 준비 청년 소득으론 감당 못해
부담 가능 월 임대료 53만원
구할 수 있는 주택은 20%뿐
불법·위반 건축 다수 ‘이중고’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의 주택 중 80%(5가구 중 4가구)의 월세가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는 청년의 소득으로 부담하기 힘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일대 평균 월세는 70만원을 웃도는 등 청년 소득에 비해 과도한 임대 시장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다.
지난달 신촌 인근(연희동)의 주택 5동에서 피해자 80여명, 90억원대의 전세사기가 발생했다. 역사가 오래된 대학가 신촌도 전세사기의 새로운 피해 지역으로 떠오른 것이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이번 피해 발생지 반경 250m 안의 민간임대주택 197동을 분석해 ‘신촌 전세사기 피해지역 분석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분석 대상은 전용면적 40㎡ 이하인 단독다가구·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소득 하위 40%에 해당하는 청년들이 부담 가능한 월세 기준이 53만8000원 이하인데, 이들이 계약할 수 있는 주택은 2023년 기준 20%에 불과했다. 보증금을 전환해 월세와 합산한 임대료는 2023년 평균 70만4000원에 달했다. 지난 3년간 평균 임대료는 62만6000원(2021년), 62만9000원(2022년)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적정한 주거의 질을 보장하지 못하는 ‘불법·위반 건축물’도 다수였다. 해당 지역의 위반 건축물은 조사 대상 197동 중 62동이었다. 위반 건축물은 불법증축·옥탑·방쪼개기 등으로 단속에 적발돼 건축물대장에 기재된 건축물을 말한다. 불법 건축물은 전세사기 피해를 받았을 때 피해 지원을 받기도 어렵다.
인근 공공임대주택은 2동뿐이었다. 청년 소득으로 부담할 수 있는 주택이 매우 적은 지역인데도 정부·지자체 공급 주택이 매우 적다.
민달팽이유니온은 “교육·취업 등을 위해 대학가에 머물 수밖에 없는 청년들은 주거비 부담으로 불법 건축물과 전세사기 위험 사이에 위태롭게 놓여 있는 상황”이라며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고 불법 건축물을 단속하는 등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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