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노동 체험해보니…한 두 시간 만에 ‘어질’
[앵커]
이 폭염 속에서도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분들 많습니다.
온열질환에 걸리지 않을 까 염려됩니다.
이런 때엔 작업중지권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기화 기자가 폭염 속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힘든 지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한 대형마트 실내 주차장에서 카트를 정리하다 숨진 20대 남성.
사망 원인은 온열로 인한 폐색전증이었습니다.
최고 기온이 32도를 기록한 날, 같은 마트의 주차장에 가봤습니다.
차량들이 내뿜는 열기로 바깥보다 실내 온도가 4도나 높습니다.
[이미현/마트노조 코스트코 지회장 : "차 시동을 안 끄는 거예요. 켜놓고 장을 보시는 거야 더우니까."]
2시간 동안 걷기만 해도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이 나고, 매연과 엔진에서 내뿜는 열기로 숨이 막혀옵니다.
["체온이 37도에서 38도까지 지금..."]
[김호중/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감기 걸리면 평균적으로 38도에서 39도 사이에요. 38도 넘으면 어떤 증상이 생기세요? 몸살이 나요. 갑자기 호흡 곤란이 생길 수가 있고..."]
땡볕을 받으며 밖에서 일을 하면 어떨까.
["잡혔습니다. 동소문 김밥..."]
자전거로 한 시간 동안 두 번의 배달을 마쳤는데, 몸은 이미 녹초가 됐습니다.
["심장이 엄청 빨리 뛰고..."]
주문이 몰릴 때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는 배달.
더위보다 더 힘든 건, 계속되는 갈증입니다.
["(제일 힘든 게 뭐예요?) 계속 목이 말라요. 어, 콜 들어왔다."]
["물을 계속 사러 가기도 애매하고 이게 또 물을 그냥 두니까 미지근한 게 아니라 뜨거워질 정도라서..."]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수시로 찬물을 마셔야 합니다.
[김호중/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피부의 바깥 온도를 떨어뜨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 온도를 일단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수분과 차가운 물을 먹는 거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최근 6년간 온열질환 산재사고는 147건, 사망자는 22명에 달합니다.
폭염 시 작업중지권을 활성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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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화 기자 (kimko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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