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가 또 해냈다, 9회 드라마 역전 3점포 폭발… 선두 KIA 6연승 질주, 한화 최다 7연패 궁지 [대전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리그 선두 KIA가 왜 리그 선두인지를 증명하는 경기를 하며 6연승을 달성했다. 반면 한화는 9회 2점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시즌 최장인 7연패 수렁에 빠졌다.
KIA 타이거즈는 2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5-7로 뒤진 9회 터진 최형우의 극적인 3점 홈런에 힘입어 8-7로 역전승을 거뒀다. 주말 3연전을 모두 잡으며 6연승 질주에 성공한 KIA(57승35패2무)는 2위 LG와 경기차를 6.5경기로 유지하며 독주 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반면 7연패 수렁에서 빠진 한화(38승53패2무)는 이제 최하위 추락의 위협에 직면했다.
KIA 선발 황동하는 3회까지는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4회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됐다. 이날 3⅔이닝 동안 4피안타 4사구 3개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최고 구속 145㎞의 포심 27구, 커브 2구, 슬라이더 31구, 포크볼 8구를 던졌다. 김대유가 4회 위기 상황에서 황동하를 구원해 좋은 활약을 했으나 임기영이 1이닝 2실점, 곽도규가 ⅓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다. 믿었던 두 불펜 투수가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등판한 이형범 김사윤 이준영 김승현이 한화의 도망가는 발걸음을 붙잡은 끝에 역전할 수 있었다. 마무리는 전상현이 해냈다.
최근 호조를 보였던 KIA 타선은 최원준이 홈런 포함 2안타(1홈런) 1볼넷 3타점, 서건창이 1안타 2볼넷 1타점, 한준수가 3안타, 나성범 홍종표가 안타 하나씩을 쳤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등장한 김도영이 안타를 기록했고 경기 내내 방망이가 뜨겁지 않던 최형우가 결정적인 역전 3점 홈런으로 해결사 몫을 했다.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는 경기 초반 고전했으나 그래도 6이닝을 막아줬다. 와이스는 이날 6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1피홈런) 4사구 4개 7탈삼진 5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55㎞가 나온 포심 46구, 커브 33구, 체인지업 9구, 스위퍼 18구를 고루 던졌다. 비록 수비 도움을 받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시즌 5번째 등판에서 4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불펜도 8회까지는 괜찮았다. 7회 한승혁이 1이닝 무실점, 8회 이민우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9회 믿었던 주현상이 최형우에게 역전 3점포를 얻어 맞고 무너졌다.
타선은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인환이 6회 역전 3점포 포함 2안타(1홈런) 1볼넷 3타점 맹활약을 펼치며 분전했다. 채은성도 1안타 2타점으로 힘을 냈고, 이도윤이 1안타 1타점을 수확했다. 김태연 최재훈도 안타 하나씩을 보탰다. 하지만 팀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경기는 초반 KIA의 리드로 진행됐다. 2회 서건창의 적시타와 최원준의 투런포로 3-0으로 앞서 나갔고, 4회에는 희생플라이 상황에서 상대 실책을 등에 업고 추가 득점하며 5-0, 5점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한화는 4회 1사 2,3루에서 안치홍 타석 때 나온 상대 야수 실책과 채은성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추격했다. 그리고 3-5로 뒤진 6회 이도윤의 적시타와 김인환의 3점 홈런이 터지며 7-5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최형우가 9회 역전 3점 홈런을 쳐 한화를 허탈하게 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한화의 시즌 36번째 매진 경기였다. 한화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1만2000석을 가득 메웠다. 이는 KBO리그 종전 한 시즌 최다 매진 기록이었던 1995년 삼성의 36회와 동률을 이루는 것이었다. 한화는 올해 홈 50경기 중 36경기(72%)가 매진됐고 이변이 없는 이상 역대 기록을 경신할 것이 유력하다. 올해 좌석 점유율은 무려 95.4%에 이른다.
◆ 한화 안치홍 복귀 ‘연패 탈출 의지’… KIA는 김도영-박찬호 휴식 부여
한화는 전날까지 6연패 수렁에 빠져 있었다. 올해 6연패가 한 차례 있었지만 이는 전임 감독 체제에서 기록한 것이었다. 김경문 감독 부임으로 반등을 꾀했지만 그렇지 못했고, 오히려 시즌 최다 연패에 빠질 위기였다. 위기의 한화는 이날 황영묵(2루수)-페라자(좌익수)-김태연(우익수)-노시환(3루수)-안치홍(지명타자)-채은성(1루수)-이도윤(유격수)-최재훈(포수)-이원석(중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이날은 타선이 점수를 많이 내줘야 한다면서 야수들의 분발을 바랐다. 근래 들어 타격이 침체에 빠지며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주고 그대로 지는 경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노시환을 뒷받침할 선수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김태연 안치홍 채은성에 기대를 걸었다. 전날 왼 다리 쪽에 불편함이 있어 선발 명단에서 빠졌던 안치홍이 선발 라인업에 돌아옴과 동시에 최재훈이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날 선발은 라이언 와이스였다. 그나마 최근 한화 선발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로 연패 탈출의 중책을 맡아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 리카르도 산체스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와이스는 시즌 네 경기에서 25⅓이닝을 던지며 1승1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했다. 올 시즌 KIA를 상대로는 첫 등판으로 낯설음이 주는 효과도 기대를 모았다.
이에 맞서 연승을 달리며 2위권과 격차를 6.5경기까지 벌린 선두 KIA는 서건창(1루수)-최원준(중견수)-소크라테스(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변우혁(3루수)-홍종표(유격수)로 타순을 짰다. 팀의 주축 내야수인 주전 3루수 김도영과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몸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었고 휴식 차원이었다.
두 선수는 올해 쉼 없이 뛰어왔고, 팀 내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쉽게 빼기가 어려운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시즌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었고, 최근 연승으로 성적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자 이날 휴식을 결정했다. 이범호 감독은 두 선수가 이기는 경기에서는 대타 등 교체 출전할 수 있다며 히든카드로 투입할 뜻을 드러냈다.
선발로는 황동하가 나섰다. 이의리의 팔꿈치 수술 이후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온 황동하는 시즌 15경기(선발 11경기)에서 58이닝을 던지며 4승4패 평균자책점 5.12를 기록했다. 선발로 등판한 11경기에서는 3승4패 평균자책점 5.90을 기록 중이었고, 최근 5경기에서는 2승1패 평균자책점 6.98을 기록했다.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는 두 차례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8.00으로 썩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범호 감독은 부상·경기력 조정차 2군에 있는 정해영 최지민의 몸 상태도 밝혔다. 어깨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간 정해영은 당초 20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던질 예정이었으나 비로 경기가 취소돼 23일 등판한다고 밝혔다. 23일 투구 내용과 몸 상태를 보고 그 다음 방향을 논의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경기력 조정차 2군에 간 최지민도 23일 등판할 예정이다. 최지민은 몸 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이날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등판 후 1군에 합류시킬 뜻을 드러냈다.
◆ 앞서 가는 KIA, 쫓아가는 한화… 두 팀 모두 수비가 아쉬웠다
올 시즌 공격에서 최절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KIA는 1회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선두 서건창의 볼넷, 최원준의 우전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잡았고 1사 후 최형우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1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 아쉬움을 곧바로 다음 이닝인 2회 지웠다.
KIA는 0-0으로 맞선 2회 선두 한준수가 가운데 담장을 때리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변우혁이 삼진, 홍종표가 1루 땅볼로 물러났으나 서건창이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쳐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최원준이 와이스의 스위퍼가 가운데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이를 잡아당겨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투런포를 터뜨리며 3-0으로 앞서 나갔다.
기세를 탄 KIA는 4회 2점을 더 추가했다. 선두 한준수가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여기서 한화의 실책이 나왔다. 변우혁의 2루 방면 땅볼 때 2루수 황영묵이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하며 타자와 주자가 모두 살았다. 1루 주자는 아웃시킬 수 있었기에 아쉬웠다. 여기서 KIA는 홍종표가 희생번트를 대 1사 2,3루를 만들었고 서건창이 볼넷을 골라 베이스를 꽉 채웠다.
1사 만루에서 KIA는 최원준이 좌익수 방면 플라이를 쳤다. 한화 좌익수 페라자가 잡기는 어렵지 않은 타구로 3루 주자의 홈 승부가 관건이었다. 여기서 걸음이 그렇게 빠르지 않은 3루 주자 한준수가 홈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비슷한 타이밍에서 송구가 원바운드되고 주자에 가리는 사이 결국 공이 뒤로 빠져 한준수가 세이프됐고, 2루에 있던 변우혁이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오며 2점이 한꺼번에 만들어졌다. 희생플라이에 실책으로 인한 득점이 기록됐다.
하지만 연패 탈출이 급한 한화도 이후 KIA 마운드를 공략하며 추격전을 시작했다. 한화는 0-5로 뒤진 4회 추격의 3점을 뽑았다. 1사 후 김태연이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쳤고, 노시환이 우전 안타로 뒤를 받쳤다. 김태연이 3루까지 간 가운데 노시환은 KIA 우익수 나성범의 송구가 홈으로 향하는 사이 2루를 밟았다.
여기서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1사 2,3루에서 안치홍이 3루 땅볼을 쳤다. 3루 주자 김태연은 홈으로 향했고, 3루수 변우혁이 홈으로 송구했다. 하지만 김태연이 먼저 홈을 쓸었다. 확실한 타이밍이 아니라면 5점 리드를 고려해 1점을 주더라도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게 더 중요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어 한화는 채은성 타석 때 폭투로 안치홍이 2루까지 갔고, 1사 2,3루에서 채은성이 2타점 적시타를 치며 3-5, 2점차까지 추격했다.
◆ 김인환의 결정적인 시즌 첫 홈런, 하지만 더 결정적이었던 최형우의 홈런
와이스가 6회 위기를 잘 넘기고 등판을 마친 가운데 한화는 6회 드디어 경기 첫 리드를 잡았다. 한화는 선두 장진혁이 볼넷을 골랐고, 채은성도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를 만들고 임기영을 압박했다. KIA는 좌타자 승부를 고려해 곽도규를 마운드에 올렸으나 한화는 이도윤이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작전을 성공시키며 3루수 옆을 스쳐 지나가는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1점을 더 만회했다.
이어진 4-5, 무사 1,2루에서 한화는 최재훈이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2,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4회 찬스에서 대타로 나와 볼넷을 골랐던 김인환의 방망이가 한화를 구해냈다. 김인환은 곽도규의 2구째 슬라이더(129㎞)를 정확하게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올해 유독 야구가 잘 풀리지 않았던 김인환의 시즌 첫 홈런이 아주 결정적인 순간 나온 셈이 됐다. 이 홈런으로 한화가 7-5 리드를 잡았다.
리드를 잡은 한화는 7회부터 필승조를 동원해 KIA 리드를 막아냈다. 7회 마운드에 오른 한승혁은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나성범을 1루 땅볼로, 김선빈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깔끔하게 1이닝을 삭제했다.
한화는 7회 노시환 이도윤의 볼넷으로 만든 기회에서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쫓겼으나 8회 이민우가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으면서 승리 기운을 만들어나갔다. 한화는 7-5로 앞선 9회 불펜의 마지막 주자인 주현상이 등판했다.
하지만 KIA는 역시 리그 최고 팀이자 최고 타격을 가진 팀이었다. 9회 극적인 역전을 만들어냈다. KIA는 이날 체력 안배차 선발로 나서지 않은 'MVP 후보' 김도영이 9회 선두 타자로 등장했다. 중요한 승부에서 풀카운트 끝에 좌전 안타를 쳐 2점 열세를 만회할 실마리를 찾아냈다. 연패를 끊어야 할 주현상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후속 타자 최원준에게 볼 두 개를 연달아 던졌다. 양상문 코치가 나와 주현상을 격려하고 다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좀처럼 ABS존에 들어가지 않았고, 결국 최원준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동점 주자까지 나갔다. 소크라테스를 2루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최형우와 승부에서 3B-1S에 몰렸고, 결국 최형우가 해결사 몫을 했다. 최형우는 주현상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극적인 역전 3점 홈런을 기록하며 8-7로 경기를 뒤집었다.
리드를 잡은 KIA는 9회 임시 마무리인 전상현이 마운드에 올라 한화 공격을 막아내고 승리와 6연승, 그리고 시리즈 스윕을 확정했다. 2사 후 문현빈에게 볼넷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위기를 더 키우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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