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피하고 ‘소리·열’도 줄인 무인기…잡을 수 있을까
내연기관 외 전기모터서 동력
미국이 적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것은 물론 기체에서 나오는 열과 소리까지 줄인 새로운 스텔스 무인기를 올해 말 띄운다. 이 무인기는 적에게 최대한 들키지 않고 정찰 활동을 할 수 있어 향후 전쟁 구도에 중요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미국 방위산업체 노스롭 그루먼은 이달 초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함께 정찰용 스텔스 무인기인 ‘XRQ-73’ 실물 사진을 공개했다.
XRQ-73 중량은 약 570㎏, 날개 폭은 9m이다. 고도 5500m까지 상승할 수 있다. 최고 비행 속도는 시속 463㎞, 탑재량은 180㎏이다. 이른바 ‘스펙’만 놓고 보면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XRQ-73은 적 레이더를 피하는 스텔스 기능을 갖췄다. 그래서 형상이나 색상이 스텔스 기능을 갖춘 유인 전략 폭격기 ‘B-2 스피릿’과 닮았다. 하지만 XRQ-73의 진짜 특징은 다른 곳에 있다. 미국이 2007년 개발한 ‘RQ-170 센티넬’을 비롯해 기존 스텔스 무인기는 동력을 오롯이 제트엔진 같은 내연기관에서 얻었다. 그런데 XRQ-73은 기체에 내연기관과 함께 전기 모터를 끼워 넣었다.
무인기에서 내연기관과 함께 전기 모터를 돌렸을 때, 또는 전기 모터만 단독으로 돌렸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기체에서 방출되는 열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내연기관은 작동할 때 다량의 열을 쏟아내기 때문에 열 추적 미사일 같은 대공무기를 끌어들이는 요인이 된다. 반면 비행 중에 전기 모터 사용 비중을 높이거나 아예 전기 모터만 쓰게 되면 열 추적에 의한 격추 걱정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전기 모터를 쓰면 더 조용하게 비행할 수도 있다. 비행기에 장착되는 제트엔진 소음은 120㏈(데시벨) 수준으로, 말 그대로 귀를 찢을 듯 시끄럽다. 그런데 전기 모터를 쓰면 이 소음을 지상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레이더까지 속이고 적진 상공에 들어간 스텔스 무인기가 정작 요란한 엔진 소리를 내 적군 눈에 띈다면 제대로 된 정찰을 할 수 없는데, 그런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노스롭 그루먼과 DARPA는 “연말에 XRQ-73이 첫 비행을 하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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