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대졸자 상반기 400만 명 넘어서

1999년 관련 통계 집계 후 상반기 기준 가장 많아
비경제활동인구 4명 중 1명은 대졸 이상 고학력자
노동시장 활력 저하에 대한 우려 목소리 나와

게티이미지뱅크.

일할 능력이 없거나 일할 수 있음에도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대졸자가 400만 명을 넘어섰다.

1999년 관련 통계 집계 후 상반기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 대졸 이상(전문대 포함)의 학력을 가진 비경제활동인구는 405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만 2000명이 증가한 수치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들을 뜻한다. 일할 능력이 없거나 일할 수 있음에도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들이다. 조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취업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나 고용 조사에서 그냥 쉰다고 답한 이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특히 전체적으로 비경제활동인구는 2022년 이후 3년째 감소세지만 대졸 이상은 증가세여서 대조를 이룬다. 대졸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는 20대가 주도하고 있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코로나19 당시 2021년 상반기 404만 8000명으로 처음 400만 명을 넘어선 뒤 2022년 13만 6000명이 줄기는 했으나 2023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비경제활동인구가 가파르게 늘면서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25%를 웃돌았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4명 중 1명은 대졸 이상의 학력 소지다. 노동시장 활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청년·고학력자 중심의 비경제활동인구 증가가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저학력자에 비해 고학력자의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하고, 그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 고학력자일수록 구직을 포기하거나 구직을 하지 않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해 5월 매칭·직업훈련 등 취업 지원 중심의 청년 경제활동 참여 촉진 대책을 내놨다.

정부 관계자는 "당분간 상황을 더 지켜봐야 정확한 추이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경제활동 참여도를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