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선 이틀 째 '확대명' 굳혔다…누적 득표율 91% 기록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8.18 전당대회(전국당원대회)를 앞두고 주말 중 진행된 합동연설회(순회경선)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누적 기준 91%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의 이변 없는 압승이 이어짐에 따라 경선 막판까지 압도적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인의 최고위원 후보간 경쟁은 비교적 치열한 양상인 가운데 정봉주·김병주 후보가 나란히 1·2위를 기록하며 우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21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순회 경선에서 권리당원 온라인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 대구 지역에서는 94.73%(5503표), 경북 지역에서는 93.97%(5457표)를 각각 기록했다.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각각 김두관 후보는 4.51%(262표)와 5.20%(302표)를, 김지수 후보는 0.76%(44표)와 0.83%(48표)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전날 제주·인천에 이어 이날 강원·대구·경북까지 누적 득표율 91.70%(3만6139표)를 기록했다. 이른바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이 후보는 강원과 대구·경북 순회 경선 정견발표에서 자신의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 사회'를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과학 기술로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로봇의) 높은 생산력이 결국은 사람의 일자리를 뺏고 극도의 초과 이윤을 만들어 낸다"며 "국민의 일정한 소비를 지원하는 기본소득 사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활용하자고도 제안했다. 이 후보는 "강원도엔 햇빛과 바람이 많은데도 사람들이 강원도를 떠난다"며 "골짜기마다 바람을 이용해 풍력 발전을 하고 버려진 밭과 산등성이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서 (에너지를) 언제든 쓰고 팔 수 있다면 '바람 농사', '햇빛 농사' 짓는 사람들이 되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북 순회경선 정견발표에서도 이 후보는 "에너지 고속도로, 즉 진흥형 송배선망을 깔아서 누구나, 아무데서나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해서 먹고 살 수 있도록 당장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맞서 김두관 후보는 대구·경북 순회 경선 정견발표에서 자신의 지지율에 대해 "첫 걸음을 크게 크게 쌓아야 한다. (득표율) 10% 미만이라고 실망하지 않는다"며 "우리 당에 단 1%라도 다른 목소리가 있다면 그것을 대변하는 책무가 있기 때문에 당 대표 경선에 나왔다"고 했다. 이어 "김대중·노무현의 정신을 살려 민주당이 다양성과 역동성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수 후보도 "모두가 한 사람을 찍더라도 누군가는 미래에 씨앗을 심어야 한다"고 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유일한 원외 인사인 정봉주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정 후보는 이날까지의 권리당원 온라인투표 누적득표 결과 1위(21.67%, 1만7078표)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김병주 후보(16.17%, 1만2742표)가 이었다. 이어△전현희 후보(1만843표, 13.76%) △김민석 후보(12.59%, 9926표) △이언주 후보(12.29%, 9684표) △한준호 후보(10.41%, 8206표) △강선우 후보(6.99%, 5507표) △민형배 후보(6.13%, 4832표) 등이었다.
정봉주 후보는 경북 순회 경선 정견발표에서 "(윤석열 정권의) 탄핵열차는 출발했다"며 "당원들이 탄핵열차의 심장이 돼 주신다면 저 정봉주는 최고위원 5명 중 1인으로 들어가서 탄핵열차의 기관사가 되겠다"고 했다. 김병주 후보도 "제가 최고위원이 된다면 이재명 정부를 만들겠다"고 했다.
한편 지역순회 경선은 제주·인천·강원·대구·경북에 이어 다음달 17일까지 총 15차례 진행되며 18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당 대표 1인, 최고위원 5인이 선출된다. 대표·최고위원 경선은 권리당원 56%, 대의원 14%, 일반 여론조사 30%가 각각 반영된다. 각 지역 순회 경선에서는 후보 정견 발표 후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투표 결과를 공개한다. 권리당원 대상 ARS 투표와 대의원 대상 온라인 투표 결과, 일반 여론조사 결과는 전당대회 당일인 다음달 18일 공개된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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