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확인된 민주당의 ‘어대명’···첫주 누적 득표율 91.70%, ‘일극체제’ 굳힐까

박하얀·신주영 기자 2024. 7. 21. 19: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 대구 지역 합동 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지수,김두관,이재명 후보. 2024.07.21 대구=문재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1일 전날부터 이틀 연속 치러진 1~4차 지역순회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91.70%를 기록하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조를 입증했다. 이 후보 연임이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다. 최고위원 다섯 자리를 놓고 맞붙은 8명의 후보들은 이 후보와의 관계를 강조하며 ‘이재명 중심 체제’를 확인했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강원(3차) 경선에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득표율 90.02%, 대구·경북(4차) 경선에서 각각 94.73%(대구), 93.97%(경북)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전날 제주와 인천 지역경선을 포함한 1~4차 경선 총 합산 득표율은 91.70%다.

김두관 후보는 1~4차 누적 득표율 7.19%, 김지수 후보는 1.11%를 기록했다. 이날까지 시도별 권리당원 선거인 12만4645명 가운데 3만9409명이 온라인 투표에 참여해 온라인 투표 참여율은 31.62%로 집계됐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경북 경선 결과가 발표된 후 기자들과 만나 “대구·경북이라는 어려운 지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림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논평에서 이 후보의 득표율을 “북한 김정은 체제에 견줄 압도적 득표율”이라 평한 것을 두고는 “부러워하는 말 아닌가”라고 했다.

전날 제주와 인천에서 진행된 1·2차 경선에서도 이 후보 대세론이 확인됐다. 이 후보는 첫 번째 지역인 제주에서는 김두관 후보의 저력에 밀려 82.50%를 얻었지만,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에서 93.77%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두 지역 누적 득표율이 90.75%로 집계됐다.

이 후보는 이날 정견발표에서 ‘기본소득’ 정책을 강조하고 인구 소멸을 해소할 대안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제시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나만 잘 먹고 잘 살아야지, 내 정적부터 제거해 계속 집권해야지’ 이런 네거티브한 생각으로는 세상을 이끌어갈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김두관 후보는 “1인 정당, 제왕적 당대표” 문제를 꼬집으며 “이재명 당대표가 연임하면 사악한 정부·여당과 강대강 대치는 끝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감세 기조를 밝힌 것을 겨냥해서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민주당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과 최고위원 후보들이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 대구 지역 합동 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주,강선우,정봉주,민형배,김지수,김두관,이재명,김민석,이언주,한준호,전현희. 2024.07.21 대구=문재원 기자

친명 당원들은 1~4차 경선에서 ‘어대명’ 기조가 확인됐다며 반기는 기색이다. 2022년 전당대회에서 이 후보의 지역별 득표율은 주로 60~70%대였으며, 최대치는 80.21%(경기)였다. 굳건해진 당 장악력이 수치로도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가 2022년 8월 전당대회의 합산 득표율 77.77%를 얼마나 넘어설지가 관전 요소다. 사법 리스크와 일극체제에 대한 비판 등이 부담 요인으로 남아있는 만큼, 친명계는 누적 득표율이 90%선을 넘어야 지난해 이 후보의 체포영장 가결 사태와 같은 분열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민주당 강원특별자치도당 대의원 최모씨(54)는 기자와 만나 “이 전 대표가 연임할 수밖에 없는 정치적 상황이 있고, 이를 위해 권리당원의 90% 이상이 이재명 당대표를 찍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원도당 대의원 김모씨(57)는 “대중 인기도와 득표율이 비슷하게 나온 것 같다”며 “2년 전 전당대회 때의 득표율 정도만 나와도 무난한 성과, 사실상의 압승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 후보 연임이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새 지도부 구성을 통한 ‘컨벤션 효과’는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이재명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게 뭐가 문제 있나”(김민석 후보), “이재명 악마화 프레임을 깨고 이재명 대통령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강선우 후보), “윤석열 정부를 몰아내고 이재명 정부를 세워야 한다”(김병주 후보) 등 이날도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단일대오를 확인했다.

민주당은 대표·최고위원 경선에서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한다. 총 15차례 열리는 지역 순회 경선에서는 지역별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결과를 공개한다. 대의원 온라인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권리당원 ARS 투표 결과 등은 8·18 전당대회에서 한꺼번에 발표한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