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사회 재앙… 소수기업 기술 독과점이 화 불렀다

이우중 2024. 7. 2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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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세계가 겪은 유례없는 정보기술(IT) 대란은 초연결 사회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수 기업의 기술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해당 기술의 사소한 오류가 대규모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초연결 사회에 대한 우려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소수 기업의 기술 독과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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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사이버 보안 기술 생태계 취약
초연결 사회 약점 그대로 노출
中 항공사·은행 등엔 영향 미미
디커플링 맞서 ‘자립’ 결과 분석

19일(현지시간) 세계가 겪은 유례없는 정보기술(IT) 대란은 초연결 사회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수 기업의 기술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해당 기술의 사소한 오류가 대규모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사진=EPA연합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초연결 사회에 대한 우려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소수 기업의 기술 독과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호주의 사이버 보안 전문가인 트로이 헌트는 엑스(X·옛 트위터)에 “기본적으로 우리가 Y2K(2000년 사이버위기 공포)와 관련해 걱정했던 것”이라며 “그게 이번에 일어났다”고 적었다. 미국의 사이버 위험 전문가인 무니시 발터-푸리도 “우리는 사이버 보안 업체를 광범위하게 신뢰하지만, (업체가) 다양하지는 않다”며 “이로 인해 기술 생태계가 취약해졌다”고 말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방송과 통신, 금융 등 인프라가 동시다발로 마비되는 혼란이 발생하면서 세계 정부들도 초연결 사회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해킹 등 사이버 공격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만약 그런 공격이 발생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대란이 중국의 인프라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세계적인 IT 대란에도 중국 항공사와 공항, 은행 등 주요 인프라가 중단 사태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전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미국의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에 맞서 중국이 과학기술 자립을 추진한 결과로 해석된다. 중국은 최근 몇년간 정부 부처와 주요 인프라 운영 주체를 대상으로 외국 하드웨어와 시스템을 국내 하드웨어와 시스템으로 교체하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을 감독하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2022년 9월 극비 문건을 통해 미국 등 해외 소프트웨어를 중국 업체 제품으로 교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미국 내에서도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대도시 대중교통망의 경우 노후화된 관리시스템 때문에 이번 사태의 영향을 비껴갔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교통국의 에리카 카토 대변인은 전산 장애가 일어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우리 메인시스템은 인터넷망에 연결조차 안 돼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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