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가치네트워크에 주목하라] 체급·업종·국적 다 내려놨다… K-대표 기업들 `AI 동맹 전쟁`

김나인 2024. 7. 2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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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한마음 한뜻 '팀 AI코리아'
유망 스타트업들 발굴해 육성
규모·업종 불문 전방위 협력
SK, 기업간 'AI협의회' 구성
네이버·인텔, AI반도체 연구
KT·MS는 '소버린 AI' 개발
삼성은 '온디바이스AI' 연합
6월 18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글로벌 텔코 AI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SKT, 싱텔, e&, 도이치텔레콤 등 주요 경영진들이 패널토의 하고 있다. 정석근(오른쪽부터)SKT 글로벌·AI 테크 사업부장, 싱텔의 윌리암 우 그룹 정보기술 최고책임자, e&의 해리슨 렁 그룹 전략 최고책임자, 도이치텔레콤 얀 호프만 AI 기술센터장. SKT 제공
김영섭(왼쪽) KT 대표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 겸 이사회 의장이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T 제공
이재용(왼쪽)삼성전자 회장이 이달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있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협력의 고수야말로 최고의 고수다."

국내 대표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영역에서 '따로 또 같이' 뛰는 원팀을 완성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광폭 행보를 벌이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중견·중소기업이 수직적으로 연결되는 전통적인 제조업 시대의 공급망 개념에서 진화해서, 수평적 협업·협력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간 체급과 업종, 국적 차이는 의미가 없다. 기업들은 글로벌 빅테크와 경계 없이 손잡는 한편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서 협력한다. 힘 있는 스타트업들은 빅테크들이 투자금을 싸들고 경쟁적으로 줄 서서 투자한다. 수십년간 숙적 관계를 이어온 거대기업들이 돌연 화해모드로 협력을 펼치기도 한다. AI의 발전속도와 투자규모가 과거 다른 기술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만큼 자체적인 기술혁신과 자원만으로는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그룹 차원의 원팀 체계를 가동하는 한편 기업의 규모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협력상대를 찾아 눈을 돌리고 있다. SK그룹은 기업용 AI 사업의 컨트롤타워를 갖추고 그룹 차원의 '원팀'을 가동했다. 반도체·배터리와 함께 미래 핵심 먹거리인 AI 분야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회 산하에 'B2B AI 협의회'를 신설한다. 이를 중심으로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C&C, SK네트웍스, SK플래닛 등 AI 관련 계열사들이 시너지를 내는 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SKT와 SK C&C는 SKT 내에 '엔터프라이즈 AIX TF'를 신설해 더욱 긴밀한 협업에 나선다.

각 계열사는 기업용 AI 시장에서 각자 강점은 살리면서 협업할 부분은 손잡는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편다. SK C&C가 전체 프로젝트 관리(PM) 역할을 맡아 사업개발부터 학습·미세조정을 포함한 구축·운영까지 수행하고, SKT는 소형언어모델(SLM) 사업과 AI컨택센터(AICC) 등에 집중한다. SK네트웍스가 지난해 인수한 데이터 기업 엔코아도 데이터 전처리와 기존 데이터 연계 등의 역할을 맡는다. SK하이닉스는 AI 관련 반도체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제조분야 적용사례를 발굴한다.

특히 SK텔레콤은 유영상 사장이 나서서 국내외를 아우르는 AI 협업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 유 사장은 올해 들어 CES, MWC, TM포럼, K-AI얼라이언스까지 4번 이상 해외를 찾아 글로벌 빅테크, 통신사, 스타트업 가리지 않고 만나 협업 상대로 끌어들이고 있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와 'K-AI 얼라이언스'를 양대 축으로 업종과 국적,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은 동맹을 맹렬하게 키우고 있다. AI 반도체·AI 인프라·AI 서비스까지 3대 영역에 지난해부터 3억달러(약 4100억원) 규모의 R&D 투자도 이어왔다.

강력한 가입자와 데이터 생태계를 보유한 네이버와 카카오도 AI 동맹을 끈끈히 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반도체부터 클라우드, AI서비스까지 경계 없는 협업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는 인텔과 손잡고 공동으로 KAIST에 AI반도체 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에 착수했다. 네이버와 인텔의 협력은 AI반도체 시장을 90% 이상 장악한 엔비디아에 대항할 연합전선으로 주목 받았지만, 네이버는 경영진이 직접 엔비디아와 만나 협업을 모색하면서 더 큰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KT도 AI가 촉발한 거대한 변화에 뛰어들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주요 투자주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협업에 나섰다. 연구개발 공동 프로젝트부터 한국형 AI·클라우드·IT 서비스까지 폭넓은 협력을 펼친다. 글로벌 빅테크와 손잡되 우리만의 강점을 살린 '소버린 AI'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AI 주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반도체, 온디바이스AI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는 신사업 발굴 핵심 조직인 미래사업기획단을 가동해 AI시대 새 아이템 발굴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들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를 연이어 만나며 AI 반도체와 차세대 통신칩, 미래 ICT 협력에 머리를 맞댔다. 삼성은 구글, 오픈AI, 퀄컴 등 글로벌 기업과 AI 분야에서 활발하게 공조하면서 자체 R&D를 병행하고 있다. 갤럭시 생태계에 온디바이스AI를 구현한 데 이어 구글·퀄컴 등과 손잡고 혼합현실(XR) 생태계도 키운다. AI에 물리적인 실체를 부여할 로봇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 생성형AI 스타트업 '일루멕스'에 약 18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시맨틱AI를 인수해 더 정교하고 개인화된 AI 구현까지 꾀한다. 김나인·김미경·팽동현 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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