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AI 무한경쟁… 생존법은 협업·동행

김나인 2024. 7. 2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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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SKT 중심으로 결집… 삼성전자, 구글 등과 손잡아
전문가 "국내 기업들 협력으로 몸집 키우기에 나서야" 제언
오픈AI 로고와 인공지능 이미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계는 인공지능(AI) 혁명을 넘어 AI빅뱅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초거대 AI의 등장은 AI 관련 산업뿐 아니라 전 산업과 사회에 스며들어 작동방식을 바꿔놓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자본과 인프라를 요구하는 초거대 AI는 양극화를 초래했다. 유한한 자본과 인프라를 보유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목숨을 건 AI 무한경쟁의 파고를 넘을 필승전략으로 '동맹'을 택했다. '단독 플레이'로는 AI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은 AI 빅테크 기업들을 합종연횡으로 뛰어들게 했다.

대표적인 AI 기업 오픈AI의 '챗GPT'는 초거대 AI의 확장성을 여실히 보여준 대표주자다. 챗GPT가 출시 1년 만에 생성형 AI 개발 열풍을 불러일으키자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와 IBM을 비롯해 50개 이상 AI 관련 기업·기관이 오픈AI에 대항하는 'AI동맹'을 결성했다. 오픈AI는 글로벌 대표 빅테크기업인 애플과 MS를 좌우에 거느리며 AI 혁신 생태계의 핵심 기업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글로벌 벤처 생태계는 얼어붙었지만 AI 스타트업에 투자하려는 빅테크는 줄을 섰다. MS,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오픈AI뿐 아니라 앤스로픽, 퍼플렉시티, 미스트랄 같은 AI 스타트업과 경쟁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AI 업계의 합종연횡은 거셀 뿐 아니라 시시각각 방향도 바뀐다. 기업 대표들이 직접 나서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을 모색하고 경쟁사와 손을 잡는가 하면, 금세 잡았던 손을 놓고 경쟁관계로 돌아서며 '따로 또 같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분야에서 경쟁하는 사이인 MS와 오라클은 최근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를 활용해 MS 애저 AI 플랫폼을 확장하고 오픈AI에 다양한 추가 기능을 제공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경쟁자에서 협력자로 돌아선 MS·오라클과 달리 애플과 MS는 오픈AI를 가운데 두고 어정쩡하게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컴퓨팅 산업의 숙적인 애플과 MS는 각각 오픈AI와 협력하면서 자체 AI 대신 더 완성도 높은 외부 AI기술을 발 빠르게 채택하는 '실용주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플레이어들도 글로벌 AI 동맹경쟁의 중요한 한 축으로 부상했다. SKT를 중심으로 결집한 SK그룹은 그룹 차원의 '원팀'을 가동하면서 계열사간 시너지 확보에 적극적이다. '자강'과 '협력'을 바탕으로 AI 인프라와 AIX, AI 서비스로 피라미드를 쌓아 다양한 AI 라인업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통신사와 맺은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와 AI 스타트업 협의체 'K-AI 얼라이언스'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구글, 오픈AI, 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과 온디바이스AI를 중심으로 협력하고 있다. 반도체와 모바일·가전·로봇을 아우르는 새로운 AI 공조체계를 키워가고 있다. 플랫폼과 강력한 데이터를 확보한 네이버는 인텔, 엔비디아와 손잡고 '소버린 AI'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AI반도체 기업 리벨리온과 사피온은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 차세대 AI반도체 시장에 도전 중이다. AI반도체 기업 딥엑스는 LG유플러스와 '온디바이스 AI' 사업에 협력한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생성형 AI 시장 개척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독자 노선보다 협력으로 '몸집 키우기'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글로벌 빅테크에 맞서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AI 반도체부터 글로벌 AI 모델, 소버린 AI 등 국내외 '얼라이언스'를 확대하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동맹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글로벌 확장도 거점 있는 사업자와 같이 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가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 광산' 정도에 머물러선 안 된다. 원천기술로 경쟁할지 글로벌 빅테크의 AI기술을 중간재로 쓸지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지역적 연합이 필요하다. 해외 유수 기업과 손잡을 수도 있지만 지역적 연합으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유사한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커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미경·김나인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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