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원 선거 ‘정봉주 돌풍’…일부 친명계 부진에 ‘술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정봉주 후보가 지역경선 초반 탄탄한 지지율을 보이며 1위를 기록했다. 김민석 후보 등 친이재명(친명)계 주요 인사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당내는 술렁이고 있다.
정 후보는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제주·인천·강원·대구경북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 선출 순회경선’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21.67%(누적)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어 김병주(16.17%), 전현희(13.76%), 김민석(12.59%), 이언주(12.29%), 한준호(10.41%), 강선우(6.99%), 민형배(6.13%) 후보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이번 당원대회에서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정 후보의 우세는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예측된 바 있다. 다만 유일한 원외인사이고, 이재명 당대표 후보와의 관계도 경쟁자들보다 특별히 가까운 편은 아니라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 상황실장을 역임하는 등 이 후보와 긴밀한 관계인 김민석 후보가 4위를 기록하면서 그를 지지하던 당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최고위원 선거가 ‘찐명(진짜 이재명계)’ 경쟁으로 예상되면서 우세가 예상됐지만 현재는 당선이 불안한 상황이다. 이 후보는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이 일부 저조한 모습을 보이자 지원사격에 나섰다. 지난 20일에는 김 후보를, 21일에는 강 후보와 민형배 후보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시켜 힘을 실었다.
이날 강원지역 경선에서 만난 다수의 당원들은 정 후보가 앞서가는 이유로 팟캐스트나 유튜브 출연 등으로 쌓은 대중적 인지도를 꼽았다. 특히 이번 당원대회는 본선에서 대의원 비중을 줄이고 권리당원 투표 비율을 높여 인지도가 최종 결과가 미칠 영향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 후보에 대한 일부 당원들의 ‘부채의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강원지역 경선에서 만난 한 대의원은 “정 후보는 이명박 정부 때 감옥에 갔다온 뒤에도 정치 언저리에서 속시원한 말들을 해줬다”라며 “지난 총선에서도 ‘컷오프’(공천배제) 당했기에 당원들이 동정표를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정 후보에 대한 동정 여론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막말 등으로 논란이 돼 온 후보에게 부채감을 느낄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한 당원은 “정 후보는 리스크 덩어리”라며 “그가 최고위원이 되면 언론에서 민주당 지도부 전체를 물어뜯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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