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폐금속 재자원화 기술 개발 서둘러야
'자원확보', '순환경제', '탄소중립'…. 세계가 이 세가지 신(新)패러다임 하에 관련 법과 규정이 만들어지고 정책 수립이 이뤄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과 그린뉴딜 발표,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 추진과 탄소국경세 도입, 일본의 광종별 자원확보전략 수립과 녹색성장전략 수립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1월 국가자원안보특별법안(자원안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공급망 3법(공급망기본법, 소부장특별법, 자원안보특별법)이 완성되었다. 또한 폐기물의 순환이용을 촉진하고자 순환경제사회법을 제정하는 등 글로벌 신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중요한 기술 중 하나가 '폐금속 재자원화 기술개발'이다. 폐금속 재자원화는 금속자원이 포함된 공정부산물이나 사용 후 제품을 회수해 해체, 파쇄·분쇄, 선별, 건식·습식 제련, 정련 등 물리적 및 화학적 공정을 통해 금속자원을 뽑아낸 뒤 이를 산업의 원료로 재공급하는 것이다.
폐자원을 다시 산업원료로 재공급하기 때문에 제품의 원료로 활용되는 자원을 확보하는 한편으로 폐자원 회수를 통한 재활용은 순환경제를 가능하게 하는 순환고리의 핵심적 단계이다. 공정 부산물이나 사용 후 제품을 재자원화하는 것은 지하매장 금속광물의 탐사, 채굴, 선광 등의 에너지가 투입되는 공업적 과정을 거치지 않아 그만큼 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자원확보', '순환경제', '탄소중립'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해결책이다.
그렇다면 어떤 폐금속을 재자원화해야 할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금속은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일 것이다. 리튬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노력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리튬만 확보해서는 신패러다임에 대응할 수는 없다.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수적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데는 리튬이 아닌 구리가 필요하다. 전기차 라디에이터 그릴을 만들기 위해서는 알루미늄이 필요하고, 자동차와 핸드폰 부품의 경량화를 위해선 마그네슘이 사용된다.
리튬만큼 중요한 구리, 알루미늄, 마그네슘을 만드는 광석은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 없다. 구리 광산은 이미 1980년대초 모두 폐광되었고, 알루미늄 광산은 애초 국내에 없다. 다행히 마그네슘은 상당량 매장되어 있으나 채굴·제련 과정에서의 환경적, 기술적 문제 등으로 인해 국내 생산이 어려운 현실이다.
마그네슘은 중국이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최대 수출국이다. 지난 2월 중국의 배터리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 수출 통제 사태처럼 중국발 공급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에 공급 위기가 있었다. 따라서 이제는 구리, 알루미늄, 마그네슘의 폐금속들에 대한 재자원화가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구리, 알루미늄, 마그네슘 폐금속들의 재자원화를 위해서는 기술개발(R&D)이 필요하다. 파쇄나 선별, 간단한 기초 제련기술들에 대해서만 기술개발이 이루어졌을뿐 산업원료로 재공급하는 수준의 효율적이고 실증적 수준의 기술개발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폐알루미늄의 경우 폐캔을 제외한 폐알루미늄이 얼마나 발생하고 그것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에 대해 통계 자료조차 없다. 거의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지는 라디에이터 조차 폐라디에이터 발생량이나 재활용 현황이 체계적으로 조사되고 정리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제는 구·알·마(구리·알루미늄·마그네슘)에 대한 재자원화 기술개발을 본격적으로 서둘러야 할 때이다. 기술개발 역시 단순히 수집해서 회수하는 수준이 아닌, 반도체나 AI 산업에 핵심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 금속으로 재탄생시키는그런 재자원화 기술을 개발하고, 나아가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초(超)격차 기술로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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