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투표율 저조… 韓측 “판세 그대로” 羅·元·尹 “대세론 깨져”
김병관 2024. 7. 21. 18:24
후보들 유불리 해석 ‘제각각’
3일차 투표율 46%… 작년比 7%P↓
“도 넘은 비방·대립에 당원 염증”
최종 투표율 50% 못미칠 가능성
韓측, 정당성 확보 위해 투표 호소
羅·元 “韓 동지의식 없어” 막판공세
尹 “韓 우려하는 분위기 강해져”
3일차 투표율 46%… 작년比 7%P↓
“도 넘은 비방·대립에 당원 염증”
최종 투표율 50% 못미칠 가능성
韓측, 정당성 확보 위해 투표 호소
羅·元 “韓 동지의식 없어” 막판공세
尹 “韓 우려하는 분위기 강해져”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의 당원 투표율이 50%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후보들의 극한 대립에 염증을 느낀 당원들이 투표를 외면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대표 후보들은 투표율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며 유불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두 주자인 한동훈 후보 측은 “판세에 영향이 없다”고 평가하는 반면 후발 주자인 나경원, 원희룡 후보 측은 “한 후보 ‘대세론’이 깨졌다는 시그널”로 보며 결선투표에서의 ‘막판 뒤집기’를 벼르는 분위기다.
◆‘자폭 전대’에 당원들마저 외면
국민의힘은 21일 모바일 투표(19·20일)와 자동 응답 시스템(ARS) 1일차(21일) 투표를 합산한 전당대회 당원 투표율이 45.9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의 같은 시점(53.13%)보다 7.15%포인트 낮은 수치다.
당내에선 최종 투표율이 50%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역대 전대에서 ARS 투표율을 반영해도 전체 투표율은 한 자릿수대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22일 ARS 투표를 하루 더 실시하고 투표 절차를 마무리한다.
당초 이번 전대는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대권 잠룡들이 출격한 만큼, 역대급 투표율이 기대됐다. 예상보다 시원찮은 투표율을 두고 경선이 도 넘은 상호 비방·폭로전으로 점철된 탓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이 깨질 듯이 너무 세게 싸우니까 당원들이 이 사람이든 저 사람이든 다 싫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율 놓고 저마다 “내가 유리”
당대표 후보들은 낮은 투표율의 의미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있다. ‘최종 투표율 65%’를 목표로 했던 한 후보 측은 당황스러워하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한 후보 측은 통화에서 “전년 대비 낮은 투표율이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장 분위기도 그대로라 무난하게 1차 투표에서 당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한 후보 측은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한동훈 지도부’의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상대가 인신공격에 집중할 때, 저는 여러분과 함께 미래로 가겠다”, “혁신하는 여당, 실력 있는 여당으로 반드시 거듭나겠다”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2위권 주자인 나, 원 후보 측의 생각은 정반대다. 나 후보 측은 “낮은 투표율은 한 후보의 초기 대세론이 꺾였다는 시그널”이라며 “각자의 고정표만으로 대결한다면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과반 득표하기 힘들다”고 했다. 원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투표율 추이에 대해 “(한 후보의) 공중에 떠 있는, 당의 뿌리가 없는 막연한 인기와 팬덤은 당원들의 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결과”라며 “결선투표에 가지 않고 끝날 가능성, 오히려 제가 이길 수 있는 가능성도 생겼다고 본다”고 밝혔다.
◆D-1, 영남·수도권에서 지지 호소
나, 원 후보는 그러면서 한 후보 공세에 집중했다. 나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한 후보는) 패스트트랙 (대응 투쟁)을 폄훼하고 동지의 헌신을 외면해 우리 당원과 지지층의 신뢰도 붕괴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를 겨냥해 “동지의식조차 없는 사람이 꿈꾸는 미래는 ‘자기만의 미래’”라고 질타했다.
두 후보는 1차 투표에서 한 후보의 과반을 저지하고 결선투표에서 비한동훈 표심을 결집해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윤상현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에 대한 우려 분위기가 강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전대에 20% 비율로 반영되는 여론조사에선 그동안 발표된 추이대로 한 후보가 다른 후보들을 큰 폭으로 앞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대표 후보들은 전당대회 전날인 22일 당원 비중이 높은 영남권과 수도권으로 향해 마지막 한 표를 호소할 예정이다. 나 후보는 부산 자갈치시장과 대구 서문시장을 차례로 방문한다. 원 후보는 대구 동화사를 찾은 후 서문시장으로 향한다. 윤 후보는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미동맹 발효 70주년 다큐 시사회에 참석한다. 한 후보는 경기 포천과 이천에서 열리는 당원간담회를 찾는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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