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밥캣 간판' 달고 로보틱스 제품 판매…공격적 M&A도 가능해져

김우섭 2024. 7. 21. 17: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두산그룹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을 합치기로 한 핵심 이유는 인수합병(M&A)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들은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공격적인 M&A에 나서고 있지만, 두산밥캣은 공정거래법에 걸려 손놓고 있었다"며 "두산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의 로봇 제품에 해외에서 이름이 알려진 두산밥캣 브랜드를 달 수도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산그룹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을 합치기로 한 핵심 이유는 인수합병(M&A)이다. 공정거래법과 두산그룹 지배구조를 들여다보면 왜 그런지 바로 알 수 있다. 지주회사 체제인 두산은 지주사 ㈜두산 산하에 두산에너빌리티가 있고, 그 밑에 두산밥캣이 편입돼 있다. 지주사의 손자회사인 셈이다.

오는 11월 두산그룹 구조 개편이 마무리돼도 두산밥캣은 여전히 손자회사다. 아버지만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로보틱스로 바뀔 뿐이다.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M&A 대상 기업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 규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얘기다.

두산밥캣은 그룹 영업이익의 97%(지난해 1조3899억원)를 도맡는 ‘캐시카우’지만, 그동안 공정거래법 탓에 이렇다 할 M&A는커녕 합작투자도 하지 못했다. 반면 글로벌 건설기계 기업들은 10여 년 전부터 공격적인 M&A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고도화했다. 글로벌 1위 건설기계 업체인 미국 캐터필러는 최근 10년 동안 14개 기업을 사들였다. 2020년에는 마블로봇을 손에 넣으며 사업 영역에 로봇을 추가했다. 3위 미국 존디어는 M&A에 더 적극적이다. 최근 10년 동안 23개 기업을 인수했다. 업종도 다양하다. 카메라 부품, 로봇, 배터리 등 연관 산업 분야는 물론 호텔도 품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들은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공격적인 M&A에 나서고 있지만, 두산밥캣은 공정거래법에 걸려 손놓고 있었다”며 “두산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합병이 득이 되는 건 두산로보틱스도 마찬가지다. 두산밥캣이 미국과 유럽에 구축한 1500여 개 딜러망을 자기 것처럼 쓸 수 있어서다. 두산로보틱스의 로봇 제품에 해외에서 이름이 알려진 두산밥캣 브랜드를 달 수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떼어내면서 차입금 부담을 덜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인적 분할되는 두산밥캣 투자법인에 차입금 7200억원을 넘기고, 추가로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모두 1조2000억원의 차입금을 줄일 계 획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이자 비용 660억원이 줄어들고, 차입 한도는 최대 8000억원 늘어난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